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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체 말고, 인간 돕는 AI”… 구글·오픈AI·xAI 에이스 뭉쳤다

조선비즈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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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체 말고, 인간 돕는 AI”… 구글·오픈AI·xAI 에이스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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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휴먼스앤드./휴먼스앤드 X 갈무리

AI 스타트업 휴먼스앤드./휴먼스앤드 X 갈무리



구글과 오픈AI, xAI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핵심 인재들이 한데 모여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 AI’를 목표로 의기투합했다. 생성형 AI가 자동화와 인력 대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기존 흐름과는 다른 방향을 전면에 내세운 신생 기업이 초기 투자 단계에서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실리콘밸리의 이목을 끌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설립된 AI 스타트업 휴먼스앤드(Humans&)는 최근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4억8000만달러(약 7056억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이후 회사의 기업가치는 44억8000만달러(약 6조5900억원)로 평가됐다. 설립된 지 약 3개월 만에 이뤄진 초대형 시드 투자다.

이번 투자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SV 엔젤, 구글벤처스(GV), 로런 파월 잡스가 이끄는 에머슨 컬렉티브 등이 참여했다. AI 연산 인프라와 플랫폼, 자본을 상징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휴먼스앤드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고 사람들 사이의 협업을 돕는 도구여야 한다”는 철학을 전면에 내세운다. 회사 이름에 포함된 ‘&’ 역시 ‘Humans AND AI’를 의미한다. 휴먼스앤드는 AI를 단순한 챗봇이나 자동화 도구가 아닌, 조직과 공동체를 잇는 ‘연결 조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앱 딥시크(DeepSeek), 챗GPT(ChatGPT), 코파일럿(Copilot), 퍼플렉시티(Perplexity), 제미나이(Gemini) 아이콘이 표시된 스마트폰 화면./연합뉴스

인공지능(AI) 앱 딥시크(DeepSeek), 챗GPT(ChatGPT), 코파일럿(Copilot), 퍼플렉시티(Perplexity), 제미나이(Gemini) 아이콘이 표시된 스마트폰 화면./연합뉴스



창업 멤버의 면면도 화려하다. 공동 창업자인 앤디 펭(Andi Peng)은 앤트로픽에서 클로드 3.5부터 4.5까지의 강화학습과 사후 학습을 담당한 연구자다. 조르주 하릭(Georges Harik)은 구글의 7번째 직원으로, 초기 광고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인물이다. 에릭 젤릭먼(Eric Zelikman)과 허천허(Yuchen He)는 xAI에서 그록(Grok) 챗봇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진이다. 여기에 스탠퍼드대 심리학·컴퓨터과학 교수인 노아 굿맨(Noah Goodman)도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직원 구성 역시 오픈AI, 메타, AI2, MIT 등 주요 AI 연구기관 출신 약 20명으로 꾸려졌다.

휴먼스앤드가 지향하는 기술 방향도 기존 흐름과는 다르다. 회사 측은 AI가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답을 제공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필요한 정보가 부족할 경우 AI가 먼저 질문하고, 대화와 결정을 장기적으로 기억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업을 조율하는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종의 ‘AI 버전 메신저’에 가까운 형태다.


이를 위해 휴먼스앤드는 장기 맥락을 다루는 강화학습과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사용자 이해 및 메모리 기술을 핵심 연구 분야로 제시했다. 단일 모델의 성능 경쟁보다는 AI가 조직 내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인간의 판단과 소통을 어떻게 보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를 최근 AI 업계의 대형 투자 흐름과 맞물린 현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미라 무라티 오픈AI 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설립한 ‘씽킹 머신스랩’이 20억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빅테크 출신 창업자들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휴먼스앤드는 자동화와 효율성 경쟁에 초점을 맞춘 기존 흐름과 달리 ‘인간 협업’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위치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인간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커질수록, 이 같은 접근 방식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규모 연산 자원과 인프라 투입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컴퓨팅 비용 부담 속에서도 인간 중심의 철학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생존의 관건으로 꼽힌다.


휴먼스앤드는 현재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이나 매출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기술과 제품 개발을 병행하며, 사람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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