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EU, 화웨이·ZTE 퇴출 법제화 수순…中 “광범위 제재로 번질 우려”

헤럴드경제 서지연
원문보기

EU, 화웨이·ZTE 퇴출 법제화 수순…中 “광범위 제재로 번질 우려”

속보
트럼프 "향후 그린란드 합의 틀 마련"…對유럽 관세 보류
5G 넘어 전력·태양광·클라우드까지 규제 확대
3년 내 핵심 장비 교체 의무…中 ‘신품질 생산력’ 전략에 부담
지난 2016년 4월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지난 2016년 4월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유럽연합(EU)이 이동통신을 넘어 반도체, 클라우드, 에너지 등 18개 핵심 산업 전반에서 중국산 장비를 강제 퇴출하는 입법을 공식화하자, 당사자인 화웨이가 “국적 기반의 명백한 차별”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화웨이·ZTE 등 ‘고위험 공급업체’의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새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Act) 패키지를 공개했다. 기존에 권고 수준이던 ‘5G 사이버보안 툴박스’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제로 격상하고, 이를 어길 경우 회원국에 재정적 제재까지 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새 규제에 따라 EU 회원국 내 통신사업자들은 고위험 공급업체로 지정된 기업의 핵심 장비를 목록 발표 후 36개월 이내에 교체해야 한다. 적용 대상도 5G 통신망에 국한되지 않고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 전력 인프라, 보안 스캐너, 클라우드, 드론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18개 핵심 분야로 확대됐다. 사실상 중국산 장비 전반을 겨냥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사이버 공격 증가를 들고 있다. 집행위는 지난해 회원국에서 특정 국가가 지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공격이 전년 대비 22% 늘었고, 관련 사건이 연간 77건 발생해 약 3910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를 민주주의와 경제, 사회 전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 측은 이번 조치가 통신 장비를 넘어 중국 산업 전반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CMP는 EU가 특정 국가를 ‘사이버 보안 고위험국’으로 지정할 경우 커넥티드카, 전력·수자원 인프라, 의료기기, 우주 서비스, 반도체 등으로 규제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는 중국이 추진 중인 ‘신품질 생산력’ 육성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은 2026~2030년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인공지능(AI), 전기차, 로보틱스, 디지털화 등 첨단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EU 조치로 유럽 시장에서 중국 기술 기업의 활동 공간이 크게 좁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웨이는 즉각 반발했다. 유현옥 화웨이코리아 상무는 “증거나 기술적 기준이 아닌 국적을 기준으로 특정 비EU 기업을 배제하는 입법은 EU 기본법 원칙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향후 입법 절차 전개에 따라 법적·제도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EU 회원국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이유로 중국산 장비를 선호해왔던 만큼, 이번 규제의 실제 이행 과정과 회원국 내부 반응도 향후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