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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정부효율부, 선거 음모론자들과 ‘비밀 합의’ 들통…유권자 정보 전달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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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정부효율부, 선거 음모론자들과 ‘비밀 합의’ 들통…유권자 정보 전달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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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 정치 행동 컨퍼런스에 참여한 일론 머스크(왼쪽)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건네받은 전기톱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 정치 행동 컨퍼런스에 참여한 일론 머스크(왼쪽)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건네받은 전기톱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만들어졌던 ‘정부효율부’(DOGE) 파견 직원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외부 정치 단체에게 유권자들의 개인 정보를 넘기는 내용의 비밀 합의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워싱턴포스트·폴리티코 등은 사회보장국(SSA)에 파견된 정부효율부 직원 2명이 특정 주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고 싶어하는 단체와 비밀리에 접촉했으며, 그 중 1명은 사회보장 데이터를 주 유권자 명부와 대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지난 16일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소송 관련 서류가 공개되며 뒤늦게 드러났다. 미국에서 사회보장국 데이터는 우리나라로 치면 주민번호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보장번호(SSN)를 포함해 이름, 생년월일, 주소, 소득, 시민권 상태 등 3억명 이상의 핵심 신원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국가적인 민감 정보로 간주된다.



사회보장국은 부처에 파견된 정부효율부 직원들이 인가 없이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했다며 지난해부터 법적 공방 중인데, 정부효율부 직원이 심지어 외부 단체와 비밀리에 ‘유권자 정보 공유 협약’까지 맺었다는 점은 이번에 최초로 알려진 것이다.



이 외부 단체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한 엘리자베스 샤피로 법무부 민사과 연방프로그램과 부국장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정부효율부 팀원들이 사회보장국 데이터에 접근하여 유권자 명부와 대조하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정치 단체(the advocacy group)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유권자 명부 대조를 통해 선거 조작 근거를 찾으려 하는 단체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보수 단체들을 중심으로, 2020년 대선과 심지어 2024년 대선에서도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해 왔다. 정부효율부를 이끌기도 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엑스(X) 최고경영자가 후원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는 머스크가 소유한 플랫폼 엑스에 2024년 투표 과정에서 목격한 부정행위를 신고하는 ‘선거공정성 커뮤니티’ 페이지를 개설하여 음모론자들의 텃밭이 되었다.



실제로 해당 단체와 데이터를 공유했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법무부는 해당 정부효율부 직원 2명 모두 공무원이 공직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해치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조사 과정에서 사회보장국에 파견된 정부효율부 소속 직원들이 사회보장국의 데이터를 승인받지 않은 외부 서버인 ‘클라우드플레어’에 올리고 공유링크를 통해 접속하는 형태로 사용해 온 것도 드러났다. 정부기관 민감 데이터를 승인 없는 외부 기관에 공유하는 것은 금지다. 또 3월초 정부효율부 소속 직원들끼리1000여명의 개인정보로 추정되는 암호 파일을 서로 이메일로 주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존 데이비슨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EPIC) 부소장은 “매우 심각한 혐의”라며 “만약 다른 행정부였다면, 법무부 조사는 그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법원에 제출된 사회보장국 개인정보 유출 소송 관련 서류 갈무리.

16일 법원에 제출된 사회보장국 개인정보 유출 소송 관련 서류 갈무리.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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