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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없는 감세 논쟁에 시장 경고…日국채 금리 27년 만에 최고

아주경제 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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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없는 감세 논쟁에 시장 경고…日국채 금리 27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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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총선 앞둔 감세 드라이브에 국채 금리 급등
'책임 있는 적극 재정' 시험대에
지난 19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를 보여주는 전광판[사진=EPA연합뉴스]

지난 19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를 보여주는 전광판[사진=EPA연합뉴스]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선언한 조기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식품 소비세 감세를 공약으로 내세우자, 재정 악화 우려가 높아지며 채권 매도세가 확산된 결과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999년 이후 약 27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도쿄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일 한때 2.38%를 기록했다. 초장기물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 30년물 수익률은 3.5%대를 넘어섰고, 신규 발행된 4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대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늘어나 재정에 추가 부담이 된다.

금리 상승의 직접적 배경으로는 조기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감세 경쟁이 꼽힌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결성한 ‘중도개혁연합’은 식품 소비세를 항구적으로 0%로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대응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식품 소비세를 2년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간 약 5조 엔(약 46조6000억원)에 달하는 세수 감소를 메울 구체적인 재원 대책은 여야 모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감세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추진하는 휘발유세 인하, 고교 무상화 등 다른 정책까지 감안하면 필요한 재원은 더 늘어난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연구원은 식품 소비세 감세가 단기적으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소폭 끌어올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엔화 약세와 금리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금리 정상화 기조 속에서 재정 확대 전망이 겹치자,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에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채 금리 급등은 일본 국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30년물과 40년물 금리가 급등한 직후 미국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자, 미·일 재무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WEF) 현장에서 “일본의 재정 정책은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하다”며 시장에 진정을 촉구했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일본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전문가들은 재원 대책이 불분명한 감세 공약이 유지되는 한, 당국의 구두 개입만으로는 국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기 총선 이후 어떤 재정 노선이 선택될지에 따라 일본 국채 금리의 향방과 엔화 흐름도 좌우될 전망이다.
아주경제=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imzheeimzh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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