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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싸서 쓰기 시작했는데… 식당·건설현장처럼 中 개발자 점령 우려”

조선비즈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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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싸서 쓰기 시작했는데… 식당·건설현장처럼 中 개발자 점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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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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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나 건설현장 등 단순 노무직을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는 현상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 자료를 통해 확인된 ‘중국 국적 정보통신 관리자 91% 쿠팡 쏠림’ 현상은 아직 업계 전반의 일반적 모습이라기보다는, 비용 논리를 앞세운 특정 기업의 인력 운용 방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쿠팡에 중국인 개발자가 집중된 배경으로 철저한 비용 효율성 판단을 꼽는다. 안랩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이희조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중국 현지 법인이나 연구개발(R&D) 조직을 운영할 때도, 미국 엔지니어 대비 훨씬 낮은 비용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만 놓고 보면 중국 인력을 활용할 유인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요즘 국내 대학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공부하러 오고 있고, 특히 컴퓨터공학 쪽에 중국 유학생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이들이 한국에서 공부한 뒤 국내 기업에서 일을 하며 경험을 쌓고, 이후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 산업과 연관된 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중국 내 청년 실업률 상승과 35세 이후 퇴사가 일반화된 불안정한 고용 환경 역시 중국 개발자들의 한국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개발자들 사이에서 쿠팡은 이른바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중국 빅테크 업계에 만연한 고강도 근무제인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중국 현지 기준으로는 높은 연봉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쿠팡이 근무 시간은 짧고 보상은 확실한 회사로 인식돼 있다. 쿠팡의 서비스 구조가 중국 이커머스 환경과 유사해, 현지 경력자들이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과 게임사들은 중국인 개발자 채용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력이나 비용 문제를 떠나, 보안 리스크와 이용자 정서라는 장벽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플랫폼사 관계자는 “개발 조직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회사의 데이터와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는 위치”라며 “중국인 개발자에게 서비스의 핵심부를 맡기는 것은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업계에 강하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중국 사업 전담 인력을 제외하면, 개발 직군에서 중국인을 채용하는 사례는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한 현지 조직이나 사업 전담 인력을 제외하면, 국내 본사 개발 조직에 중국인 개발자를 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게임 개발은 서버 구조와 빌드 시스템, 보안 로직까지 깊이 관여하는 만큼 국적을 떠나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의 인력 운용 모델이 성과로 이어질 경우, 지금까지 유지돼 온 업계의 암묵적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보안과 정서를 이유로 선을 긋고 있지만, 쿠팡식 모델이 합리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은 예외로 보이는 사례가 표준처럼 굳어질 경우, 식당이나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과 유사한 변화가 IT 산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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