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총기 대량 수거·폐기…총기 허가 문턱도 높여
증오 조장 단체 활동 금지…이슬람 극단주의·네오나치 등 겨냥
증오 조장 단체 활동 금지…이슬람 극단주의·네오나치 등 겨냥
앨버니지 호주 총리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주가 지난달 15명의 희생자를 낳은 시드니 유대인 축제 총격 테러 사건에 대응해 총기 규제를 강화하고 증오 범죄를 단속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상·하원은 총기 규제 법안, 증오 범죄 단속 법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하원에서 "테러리스트들은 마음에 증오를 품고, 손에는 고성능 소총을 들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유대주의와 증오에 맞서 싸우고 위험한 총기를 우리의 거리에서 없애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총기 규제법은 호주 시민에게만 총기 소지를 허가하고, 허가 시 호주 국내 정보기관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정보를 활용해 신원 조회 절차를 강화하며, 정부가 민간 소유 총기 수십만 자루를 사들여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호주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주 내 총기는 역대 최다인 411만여정에 달했다.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은 "현재 호주 사회에서 유통되는 총기의 수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1996년 남부 태즈메이니아주 포트아서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5명이 숨진 뒤 총기 약 64만 정을 사들여 폐기한 것과 비슷한 전국적인 총기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증오 범죄 단속법은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등 증오를 조장하는 극단주의 단체를 지정, 단체 활동을 금지하고 관련자들의 호주 입국을 거부하거나 비자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해당 단체와 관련된 종교 지도자나 성직자에는 최대 징역 12년 형을 선고할 수 있다.
호주 정부는 이 법을 통해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네오나치 단체 처벌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호주의 네오나치 단체 '국가사회주의 네트워크'는 새 법으로 회원들이 감시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이 법안은 당초 인종을 근거로 한 심각한 비방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을 담고 있었으나, 야당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제기되자 해당 조항을 삭제한 채 통과됐다.
앞서 지난달 14일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의 유대인 명절 축제에서 인도 출신 아버지 사지드 아크람(50)과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이 총기를 난사해 15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현장에서 사살된 사지드는 총기 소지 허가증을 갖고 합법적으로 소유한 총기 6자루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정부는 이들 부자의 차량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을 2개를 발견하고 이들이 IS의 영향으로 테러 공격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버크 장관은 이번에 통과된 법에 따라 사지드의 경우 호주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비드의 경우 2019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ASIO의 감시 대상에 올랐기 때문에 각각 총기 소유가 금지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는 오는 22일을 시드니 총격 테러 희생자 추모일로 지정, 전국적인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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