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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배반했다고 생각, 자폭할걸 그랬다"…북한군 포로 근황

아시아경제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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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배반했다고 생각, 자폭할걸 그랬다"…북한군 포로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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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포 1년 …"살아있는게 불편하다"
"부모님도 전쟁 참전 사실 몰라"
2024년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 아시아경제DB

2024년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 아시아경제DB


러시아군에 파병돼 전투를 치르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붙잡힌 북한군 병사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당시 이들은 전투에 참전한다는 사실도 몰랐으며, 자신들이 어디에서 누구와 싸우는지도 몰랐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20일 문화방송 '피디수첩'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1부 '그림자 군대'를 방영했다. 이날 방송은 2022년부터 약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북한군을 조명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리모씨는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도 리씨는 턱뼈 골절 등으로 부상을 당해 붕대를 두른 상황에서도 "80%는 결심했다. 우선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살아있는 게 불편하다…나라 배반했다는 생각 들어"
1년 후 리모씨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인터뷰 초반 취재진을 경계하던 리씨는 "나는 막 불편하다. 살아 있는 게"라며 "지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지도 모르겠다. 나 때문에 잘못되지나 않았는지"라고 우려했다.

이어 "나 같은걸 괜히 낳아서. 포로가 되면 역적과 같고, 나라를 배반한 것이나 같다"며 "다른 사람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다 자폭했는데, 나는 자폭을 못 했다. 만약에 수류탄이라도 있었으면 포로가 안 되고 죽을 수도 있었는데 이제 앞으로의 삶이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100배로 돌아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 유튜브 PD수첩 캡처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 유튜브 PD수첩 캡처


리씨는 자신이 참전했던 전투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자신들이 파병된 북한군 중에 마지막으로 투입됐으며, 먼저 나갔던 사람들은 모두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포감도 생기고, 참 너무 많이 가련 처절하다고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난생처음 그렇게 피비린내, 살벌한 전투는 처음 목격했다"며 "앞에 나갔던 전우가 자폭 무인기가 들이받아서 희생됐는데 머리랑 가슴이 통으로 이만큼 날아가서 죽었다. 갓 죽은 다음에 가서 보니까, 심장이 아직도 펄떡펄떡 대며 뛰고 이렇게 피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그런 상태였다"고 돌이켰다.

"부모님도 파병 사실 알지 못해…깨끗하게 죽는 편이 나았을 것"
리모씨와 함께 포로로 붙잡힌 백씨도 인터뷰에 응했다. 백씨는 전투 중 드론 공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했고 방치된 지 4일 만에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으며, 현재까지 북한군 생존 포로는 리모씨와 백씨 둘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백모씨. 유튜브 PD수첩 캡처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백모씨. 유튜브 PD수첩 캡처


백씨는 자신이 부상을 당했던 드론에 대해 설명했다. 백씨는 "낡은 창고 같은 거기에 은폐하려고 뛰어 들어갔는데 드론이 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또 한 대가 날아들어 왔다. 그렇게 다치게 됐다"며 "전투 경험 없이 그저 용감하게만 하다 보니까 드론이 따라오게 되면 사격한다거나 은폐해서 피한다든가 해야 했는데 자기 동료들 죽으니까, 눈에 살기가 돌았다"며 "(동료들이) 꼭 복수해 주겠다고 하면서, 그러다 보니까 더 죽었다"고 회상했다.

부모님조차 자신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도 전했다. 백씨는 "나로 인해서 부모들한테 안 좋은 영향이 간다면 그게 더 불효자식 아니겠나. 깨끗하게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사람인데 뭐 죽고픈 사람이 어디 있고 목숨을 그렇게 쉽게 여기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별수가 없으니까, 막다른 골목에서 그렇게 택하는 거지"라고 덧붙였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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