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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①] "용인 클러스터, 시장 논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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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①] "용인 클러스터, 시장 논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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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불가역성'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수급 논리에 따른 지방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강제로 기업의 입지를 조정하기보다는 시장의 논리와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통해 자연스러운 균형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 논란에 대해 "기업은 돈이 되면 부모가 말려도 하고, 돈이 안 되면 아들과 딸내미가 부탁해도 안 한다"며 시장의 경제적 유인이 기업 의사결정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정부와 시장은 그런 관계"라고 정의하며, 이미 2050년까지 계획된 거대 프로젝트인 용인 클러스터를 현 단계에서 전면 백지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와서 뒤집기도 쉽지 않다.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고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며 기존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전력 및 용수 공급의 물리적 한계를 지적하며, 향후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입지가 결국 에너지 생산지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에 13GW(기가와트)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원자력 발전소 10기 규모"라며 "남부에서 송전망 만들어서 여기에 대주면 남부가 가만히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막대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과정에서 발생할 지역 갈등과 비용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해법으로는 전력을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이 '에너지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비수도권 지역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재생 에너지가 많은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송전 안 해도 되는 지역으로 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의 역할에 대해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했을 때 손해가 나지 않도록 인프라와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단순한 권유를 넘어 세제 혜택, 규제 완화, 정주 여건 개선 등 실질적인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손해가 안 나고 이익이 되게 만드는 게 정부 역할"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세금도 깎아주고 인건비도 싸고 규제도 풀어주고 인프라 구축도 해주는 등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믿고 힘을 모아주면 거대한 방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 전환을 통한 장기적인 국토 균형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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