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입장문 발표 “종속적 지방분권 반대”
민주당 “밥상 차리기도 전에 상 엎으려 해”
민주당 “밥상 차리기도 전에 상 엎으려 해”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21일 대전시청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행정통합 추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종섭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21일 행정통합과 관련한 긴급 회동을 갖고 ‘대통령 공약 쇼케이스’, ‘앙꼬 없는 찐빵’이라며 정부 지원안을 성토했다. 두 사람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중앙정부가 특례와 예산을 분배하는 종속적 지방분권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대전시청에 만나 행정통합 추진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가 발표한 행정통합 인센티브안과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법안 추진을 언급하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안으로 흘러가고 있어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려 한다”며 “집권 여당이라면 우리가 얘기했던 부분을 더 보완할 생각을 해야지 이걸 쭈그러뜨려서 앙꼬 없는 찐방으로 만드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 시장도 “(김 지사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함께하고 있으며, (행정통합이) 5극3특이라는 대통령 공약 쇼케이스처럼 변질되고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는 상황이라 본다”며 “행정통합은 근본적인 지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데 예산 분배나 특별시 권한에 있어 지금 총리가 얘기하는 것은 종속적 지방분권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정부의 행정통합 지원 계획에 대전·충남 민관협의체가 만든 안을 기반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에 제출한 통합 법률안에 담긴 세제안과 권한 이양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국무총리실 발표 이후 줄곧 정부안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회동 후 낸 공동 입장문에서도 “지난 16일 정부 발표 내용은 중앙정부가 특례와 예산을 분배하는 종속적 지방분권의 연장에 불과한 위선과 허구일뿐”이라며 “실질적 지방분권은 어디 가고 마치 정부 공모사업처럼 지역간 경쟁구도를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무총리의 행정통합 지원 계획은 구체성이 부족하고 선언적이라 상당히 미흡하다”며 “대통령의 강력한 자치분권 의지를 담아 중앙의 재정·규제 권한 등을 이양하는 것을 특별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시도지사는 구체적으로 양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재정을 법률로 확정해 특별시에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특별시 지위와 관련해서는 “실질적 내용이 빠져 있다”며 특별시의 조직·인사권 명문화를 촉구했다. 또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서는 이전 규모와 지원 범위 등을 특별법에 포함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국가산단 지정 권한 등을 함께 이양할 것도 요구했다.
두 사람은 특별법 논의가 여당인 민주당 위주로 진행되는 것에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대한민국 균형발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며 특별법안은 여야가 특위를 구성해 함게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통합 특별시로의 권한 이양 문제를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다른 시도와 함께 논의해 공동 대응하면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보다 강도 높은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곧바로 “통합의 불씨를 꺼뜨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며 맞불을 놨다. 시당은 논평을 통해 “이 시장과 김 지사는 통합이라는 밥상을 차리기도 전에 반찬 가짓수부터 탓하며 상을 엎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 인센티브조차 평가절하하며 ‘완벽한 조건’을 요구하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전략은 위험천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안이나 민주당 법안이 미흡하다면 이를 정쟁의 불쏘시개로 삼을 것이 아니라 협상하고 설득해 수정안을 관철해 내는 것이야말로 정치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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