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아주경제 언론사 이미지

덴마크 연기금, 美국채 전량 매각...그린란드 위협 속 '셀 아메리카' 조짐

아주경제 이은별 기자
원문보기

덴마크 연기금, 美국채 전량 매각...그린란드 위협 속 '셀 아메리카' 조짐

서울맑음 / -3.9 °
美정부 재정 취약성 이유로 들었지만...트럼프 관세 위협에 미·EU 갈등 확산
[사진=챗지피티 생성]

[사진=챗지피티 생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과 이를 둘러싼 관세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덴마크 대형 연기금이 미국 국채를 전량 매각하기로 하면서 미·유럽 간 긴장이 '셀아메리카(미국 자산 매각)' 흐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연금기금 아카데미커페션이 약 1억 달러(약 1480억원) 규모의 미국 국채 보유분을 이달 말까지 모두 처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연기금은 교사, 학자들의 노후 자금 약 250억 달러(약 37조원)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 재정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국가가 아니고, 미국 정부의 재정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 및 유동성 관리가 미 국채를 들고 있는 유일한 이유인데 "우리는 그것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셸데 CIO는 이번 매각이 미국의 그린란드 위협에서 비롯된 정치적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 국채 매각 결정이) 미국과 유럽 간 현재의 갈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물론 그러한 상황이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덧붙여 간접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위협도 미 국채를 매각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대하는 덴마크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영국 수입품에 10%, 유럽연합(EU)에 1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해당 국가들은 기존 관세에 '그린란드 관세'를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의 비준 표결을 예정했으나 일부 회원국 사이에서는 이를 보류하고 대미 보복 관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로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채권, 증시, 달러가 모두 약세를 보이는 '셀 아메리카' 흐름이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4.294%까지 오르며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증시는 나스닥이 2.3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주요 주가지수들이 2% 내외의 급락세를 보였다. 또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50%나 하락한 98.55로 마감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위협이 시장을 강타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악의 '셀 아메리카' 흐름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WEF 현장에서 열린 별도 패널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를 두고 "관세의 적절한 사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항상 전면적 제재를 부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대신 관세와 같은, 보다 낮은 강도의 조치를 활용해 협상이나 기타 지정학적 결과를 위한 판을 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당 관세가 협상용이냐는 질문에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무역적자나 국가 안보와 관련한 비상사태에는 가장 적합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전면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를 놓고 심리를 진행 중이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