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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조, 원청 상대 무한교섭 가능…경영계 우려 확산

헤럴드경제 김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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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조, 원청 상대 무한교섭 가능…경영계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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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노봉법 시행령 재입법 예고
교섭단위 분리·통합 기준 명문화
원청기업 교섭 부담 대폭확대 우려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노조나 다른 하청 노조와 함께 교섭을 원하지 않을 경우, 원청 기업을 상대로 분리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교섭단위 판단 기준이 ‘근로자 간 이해관계’에서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 중심으로 구체화하면서다. 이에 따라 원청 기업의 교섭 부담이 대폭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3월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앞두고 원·하청 교섭 절차를 구체화한 시행령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틀은 유지하되,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요건을 보다 명확히 하면서 원청과의 직접 교섭 가능성을 넓힌 것이 골자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1차로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노사 양측이 반발하자 일부 내용을 보완했다.

쟁점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적용 방식이다. 현행 노조법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 노조가 있을 경우 교섭대표 노조 하나만 사용자와 교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논의 과정에서는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때 이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노동부는 당초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유지하되, 교섭대표 노조를 정하기 어려운 경우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교섭단위 분리가 실제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고, 경영계는 이 기준이 원청 내부 노조 간 교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이번 재입법예고안에서 교섭단위 분리·통합 기준을 보다 구체화했다. 교섭단위를 판단할 때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 대표의 적절성 ▷노사 갈등 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시행령에 명시했다. 특히 ‘근로자 간 이해관계’가 아닌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를 기준으로 삼아, 하청노조 간 교섭단위 분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해질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노동부는 이런 기준이 원청 노동자들 사이의 교섭단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교섭단위 분리는 원·하청 교섭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기존 원청 노조 간 교섭 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경영계에서는 하청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요건이 명확해진 만큼, 원청이 상대해야 할 교섭 주체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경우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 대응을 둘러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교섭창구 단일화 규정은 노동조합법에 따른 대원칙으로 유지된다”며 “노동위원회가 단일화 절차를 통해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청 교섭이 제도적으로만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절차를 정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입법예고 기간 의견 수렴을 거쳐 2월 중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