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인터뷰_사람꽃> 제주성안교회 박윤희 집사(수어통역사, 상담사)
수어통역사로 20년…하루하루가 은혜의 삶
"수어로 전한 설교말씀, 아멘 손짓 너무 감사"
전국 유일 농인 피해자 위한 수어 상담사
수어로 하나님 만나…"매일이 간증되는 삶"
수어통역사로 20년…하루하루가 은혜의 삶
"수어로 전한 설교말씀, 아멘 손짓 너무 감사"
전국 유일 농인 피해자 위한 수어 상담사
수어로 하나님 만나…"매일이 간증되는 삶"
핵심요약
◆김영미> 행사장에서 수어통역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박윤희>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교회에서 예배 수어통역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상이 있는 건 아닌데, 돌아보면 하루하루가 꽤 빠르게 지나가요. 상담소 일도, 교회 사역도 모두 집중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늘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지내고 있습니다.
◆김영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에서는 어떤 분들을 주로 만나고 있습니까.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수어통역사로 활동하는 제주성안교회 박윤희 집사를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6년 1월 17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성안교회 박윤희 집사(수어통역사, 상담사)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6년 1월 17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성안교회 박윤희 집사(수어통역사, 상담사)
제주CBS |
◆김영미> 행사장에서 수어통역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박윤희>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교회에서 예배 수어통역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상이 있는 건 아닌데, 돌아보면 하루하루가 꽤 빠르게 지나가요. 상담소 일도, 교회 사역도 모두 집중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늘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지내고 있습니다.
◆김영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에서는 어떤 분들을 주로 만나고 있습니까.
◇박윤희>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누구나 상담을 받을 수 있지만, 특히 농인 피해자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를 겪고 오시는 분들인데, 수어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거든요. 그래서 제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만큼 책임감도 크고,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자리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김영미>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박윤희> 아직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시선이 많다는 걸 느낄 때예요.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상담을 하다 보면 "왜 그 자리에 있었느냐", "왜 바로 말하지 않았느냐" 같은 이야기들이 여전히 나오거든요. 저는 분명히 말하고 싶어요. 잘못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에게 있습니다.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고, 더 조심스럽게 안아줘야 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김영미> 수어통역사로 활동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처음 이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박윤희>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동아리 홍보 포스터를 봤어요. '손으로 말해요'라는 문구였는데, 그게 너무 궁금해서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는 수어도, 농인분들의 문화도 전혀 몰랐어요. 그냥 신기하고 궁금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삶을 이해하는 언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제주장애여성시민연대 창립총회 당시 모습. 박윤희 집사 제공 |
김영미> 그 과정에서 교회와도 연결이 됐다고 들었어요.
◇박윤희> 네. 저는 불교 가정에서 자라서 교회를 다니지 않았어요. 그런데 농아인 교회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제주영락교회 농아부를 찾게 됐고, 그곳에서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수어를 배우러 갔는데, 그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된 거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인생의 방향이 그때 완전히 달라졌던 것 같아요.
◆김영미> 자격 과정도 꽤 오래 거치셨어요.
◇박윤희> 1999년에 민간 수어통역사 자격을 취득했고, 2006년에 국가공인 수어통역사 자격을 땄어요. 수어가 법적으로 언어로 인정된 건 2016년인데, 그전과 후는 정말 많이 달라요. 예전에는 수어통역이 있으면 '배려'라고 여겨졌다면, 지금은 권리라는 인식이 분명해졌죠. 사회가 조금씩 성숙해졌다는 걸 현장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김영미> 지역에 따라 수어에도 차이가 있나요.
◇박윤희> 있어요. 제주 수어는 제주 사람들 성격처럼 조금 느긋한 편이에요. 말도 그렇고, 표현도 여유가 있어요. 반대로 서울은 말도 빠르고 수어도 굉장히 빨라요. 처음 서울에 갔을 때는 수어 속도가 너무 빨라서 거의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어요. 언어라는 게 결국 그 지역의 삶과 사람을 닮아 있다는 걸 그때 많이 느꼈습니다.
◆김영미> 예배 통역은 일반 통역과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박윤희> 완전히 달라요. 설교 통역은 그냥 말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늘 기도하고 들어갑니다. 성령님이 함께하지 않으면 통역이 안 된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어요. 농인 성도님들도 바로 느끼세요. 통역이 마음에 닿으면 '아멘'이 나오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반응이 없거든요.
◆김영미> 통역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도 있을 것 같아요.
◇박윤희> 초창기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수어를 잘 못할 때 단상에 올라 통역을 했는데, 농인 성도님들이 내려오라고 하셨어요. 통역을 마치고 내려와서도 울었고, 집에 가서도 많이 울었어요. 그때는 '내가 왜 여기까지 올라왔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까, 그 시간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께서 저를 단단하게 훈련시키셨던 시간이었어요.
◆김영미> 그럼에도 이 길을 계속 걷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박윤희> 없으니까 했던 것도 있어요. 그 자리에 누군가는 있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목사님이 가끔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그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과정이 하나도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주CBS아가페합창단 정기연주회 당시 통역 모습. 박윤희 집사 제공 |
◆김영미> 수어통역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박윤희> 예배 중에 농인분들이 손으로 '아멘'을 표현해 주실 때예요. 그 순간에 '아, 말씀이 전달됐구나'라는 걸 느껴요. 얼마 전 제주CBS 아가페합창단 공연에서 수어로 찬양을 통역했을 때도 농인 목사님이 감동받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제 마음도 많이 울렸어요. 그럴 때마다 이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영미> 신앙은 집사님의 삶과 일에 어떤 중심이 되고 있나요.
◇박윤희> 지나고 보니까 제 힘으로 된 건 하나도 없더라고요. 요즘은 매일 아침 말씀을 필사하면서 하루를 시작해요. 말씀 위에 서지 않으면 그냥 교회만 다니게 되더라고요. 지금의 삶이 기적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김영미> 수어통역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박윤희> 통역사는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농인분들 위에 서려고 하지 말고, 그분들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해야 해요. 틀리면 지적받고, 그 지적을 감사하게 받아야 하고요. 통역사는 결국 섬기는 자리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영미> 집사님의 삶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박윤희> 하나님의 은혜요. 은혜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삶입니다.
◆김영미>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도 나눠주시겠어요.
◇박윤희> 매일의 삶이 제 입으로 간증이 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기도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고, 제가 섬기는 제주성안교회가 제주를 품는 어머니 교회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올해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건강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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