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몬트·메인·노스다코타 등 북부 관광지 방문객 줄어
미 버몬트주 북부 도시 그린스버러. [사진=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산타 엑스] |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북부 소도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한 반발 심리로 인해 캐나다인의 지역 방문 관광이 급감한 탓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 국경 인근에 있는 작은 도시인 버몬트주 그린스버러의 상황을 보도했다. 미국 북동부에 있는 이 동네는 차로 한 시간 (70㎞) 정도만 달리면 캐나다 퀘백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곳이다. 미 동부 주요 대도시인 뉴욕까지 560㎞, 보스턴까지 330㎞를 차로 달려가야 하지만, 캐나다 몬트리올까지는 180㎞ 떨어져 있다. 이에 주민이 800명에 불과한 이 도시는 캐나다 방문객들의 관광수요에 크게 의지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미국산 보이콧 운동이 불면서 이 지역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캐나다 관광객에게 치즈와 잡화 등을 판매하던 한 가게는 작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가 줄었다고 전했다. 그중에서 캐나다 관광객의 인기 상품인 치즈 판매액만 1만4000달러(약 2070만원)가 줄었다.
버몬트주 전역으로 확대해도 작년 기준 캐나다에서 버몬트로 입국한 건수는 전년 대비 30%가 줄었으며, 캐나다인의 버몬트주 내 신용카드 사용액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버몬트주 동쪽에 있는 또 다른 북동부 지역인 메인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지 매체 메인모닝스타에 따르면, 작년 1~11월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메인주 국경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사람은 75만명이 줄었다. 캐나다 정부 데이터를 살펴보더라도, 작년 2~7월 기준 메인주와 캐나다 뉴브스윅주 국경을 통과한 캐나다인은 36만7000명이 줄었지만, 타 국적 여행객은 7000명이 감소하는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인에게 인기 있던 미 북서부 관광지인 노스다코타주 마이넛, 몬태나주 빅스카이 등도 각각 전년 캐나다인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20%, 16%씩 감소했다고 캐나다 CBC뉴스는 전했다.
이에 미국 전역 기준으로는 작년 관광업계 지출이 전년 대비 57억 달러(약 8조4000억원)가 감소했다고 영국 BBC는 분석했다. 미국 방문객 네 명 중 한 명은 캐나다인인데 방문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은 25% 줄었다고 캐나다 통계청은 집계했다. 그 수요는 캐나다 국내 관광과 멕시코 등이 흡수하고 있다. BBC는 캐나다인의 국내 관광이 작년 5~8월 기준 사상 최고치인 590억 캐나다달러(약 63조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수치라고 짚었다. 같은 기간 캐나다인의 멕시코 관광은 12% 늘었다.
한편 미국에 대한 캐나다인의 반발은 여행 외에도 미국산 제품을 덜 사는 등 제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주류다. BBC는 캐나다에서 미국 주류 수입액이 2024년 6310만 달러(약 933억원)에서, 작년 950만 달러(약 140억원)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아주경제=이현택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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