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파이낸셜뉴스 언론사 이미지

아파트 7곳 옮겨다니며 1.5조원 세탁...간 큰 '24시간 자금세탁소'의 정체

파이낸셜뉴스 김예지
원문보기

아파트 7곳 옮겨다니며 1.5조원 세탁...간 큰 '24시간 자금세탁소'의 정체

속보
트럼프 "2월 1일 유럽 8개국에 예고한 관세 부과 않겠다"
일반 주거단지 개조해 암막커튼 치고 운영
40대 수괴 포함 13명 입건·7명 구속


아파트를 임차해 자금세탁 전용 사무실 겸 숙소로 개조하고 주·야간조를 편성해 24시간 자금세탁소를 운영한 범죄단체가 적발됐다. 사진=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아파트에서 24시간 자금세탁소를 운영한 범죄단체의 범행 구조. 사진=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아파트를 임차해 자금세탁 전용 사무실 겸 숙소로 개조하고 주·야간조를 편성해 24시간 자금세탁소를 운영한 범죄단체가 적발됐다. 사진=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아파트에서 24시간 자금세탁소를 운영한 범죄단체의 범행 구조. 사진=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일반 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개조해 24시간 자금세탁소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피해금 등 1조원이 넘는 범죄수익을 세탁한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전국 아파트 7곳을 '자금세탁 센터'로 개조해 운영한 범죄단체를 적발하고 총 13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7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사 결과 이들은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3년 6개월 간 전주와 수도권·서울 일대 아파트 7곳을 옮겨 다니며 센터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아파트는 사무실과 숙소를 겸하도록 개조됐으며 주·야간조를 편성해 24시간 자금세탁이 이뤄졌다. 창문 전체에는 암막 커튼과 먹지를 설치해 외부 시야를 차단했으며 하위 조직원 명의로 아파트를 임차 후 조직원 이탈 등 특이사항 발생 시 즉시 센터를 이전해 수사망을 피해 왔다는 설명이다.

조직은 수괴 A씨(40세)를 중심으로 총괄관리책, 중간관리책, 자금세탁책, 대포계좌 공급책(일명 '장집')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했다. 이들은 180개가 넘는 대포계좌와 체크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대포폰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쪼개 송금·인출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부가 압수한 휴대전화와 거래내역 포렌식 분석을 통해 파악한 실제 자금세탁 규모는 약 1조5750억원에 이르며 수괴 A씨가 취득한 순 범죄수익은 약 126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센터 이전 시 업무용 PC의 외장하드를 제거하고 사용하던 대포계좌를 폐기하는 등 증거 인멸에도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하위 조직원이 적발될 경우 벌금을 대신 내주거나 변호인을 선임해 입단속을 하는 한편, 텔레그램을 통해 수사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책을 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조직원들은 범죄수익으로 고가 외제차와 명품을 구매하며 호화 생활을 이어왔다. 수사 과정에서 벤츠, 레인지로버, BMW 차량과 함께 수천만원대 명품을 현금으로 구매한 영수증, 백화점 VVIP 카드 등이 발견됐다. A씨가 범죄수익을 토대로 부동산·카지노·에너지 개발 등 여러 사업에 참여해 합법적 사업가로 신분세탁을 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합수부는 A씨의 주거지와 은신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A씨 및 배우자, 미성년 자녀들 명의의 재산 약 30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이를 전부 인용했다. 압수물과 추징보전을 통해 확보된 범죄수익은 총 34억원 규모다.

현재 구속되지 않은 A씨와 자금세탁책·모집책·수괴 수행비서 등 6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돼 추적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합수부 관계자는 "단 한 명의 가담자도 수사망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자 환부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합수부는 2022년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1094명을 입건하고 444명을 구속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