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황인준(오른쪽) ZVC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대표/최아리 기자 |
“일본은 한국과 1인당 GDP는 비슷하지만 인구가 2.5배 많고, 내수 시장 비율이 높아 실제 구매력은 한국 대비 3~4배에 달하는 거대 시장입니다.”
황인준 Z벤처캐피털(ZVC) 대표는 지난 20일 일본 도쿄에서 생성 AI 스타트업 협회가 개최한 ‘한·일 AI 스타트업 밋업 데이’ 행사 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ZVC는 라인야후(LY Corporation) 계열 벤처캐피털(CVC)로 서울, 도쿄, 샌프란시스코에 거점을 두고 한국, 일본, 미국, 동남아 전역에 투자하고 있다. 황 대표는 2008년 당시 NHN에 합류해 첫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고, 2016년 라인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주도했다.
황 대표는 일본 시장 잠재력에 대해 “스타트업은 숙명적으로 글로벌을 겨냥해야 합니다. 그 첫발을 내딛기에 일본은 구매력과 시장 규모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했다. 또 일본 소비자의 ‘지불 의지’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일본 이용자들은 서비스를 사용하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하다”며 “무료 중심 문화가 강한 한국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훨씬 수월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환경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구조적으로 닮아 있다고 진단. 두 나라 모두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는 한계가 있고, ‘소버린 AI’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결국 경쟁의 핵심은 AI를 어떻게 활용해 서비스와 에이전트로 구현하느냐에 있다”며 “일본은 기존 SaaS에 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경쟁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일본 진출을 노리는 한국 스타트업을 향해서는 “철저한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황 대표는 “한국 서비스를 단순 번역해 올려두고, 한국에서 출장 다니며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100% 실패한다”며 “서비스를 즉각 뜯어고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창업자나 임원급 인사가 일본에 3~5년은 거주하며 현지 문화를 체득해야 시장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ZVC는 현재 약 300억엔(약 2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2개 운용 중이며, 한국과 일본의 초기 단계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도쿄=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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