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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이냐 아니냐' 오늘 첫 판단…전두환 땐 '이것'에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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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이냐 아니냐' 오늘 첫 판단…전두환 땐 '이것'에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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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 오늘(21일) 나오는 가운데, 약 30년 전 내란수괴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확정 받았던 대법원 판결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오늘 오후 2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내란 중요임무 종사·위증 등 혐의 사건 1심을 생중계로 진행합니다.

전 전 대통령의 판결문은 12·3 비상계엄의 법적 성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유일한 선례입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1997년 4월 내놓은 이 판결문에서 내란 범죄 구성 요건과 내란 가담자 처벌에 대한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 전 총리 등 주요 국무위원들이 후속 조치 등을 통해 내란에 가담했는지 여부입니다.

내란의 법적 구성요건…'국헌문란'과 '폭동'

형법 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로 정의합니다.


국헌문란의 목적 중 하나로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명시합니다.

즉, '국헌 문란'이라는 목적과 '폭동'이라는 행위가 내란의 구성요건이고,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했을 때 국헌 문란 목적이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대법원 "권능 불가능, 영구 폐지만 뜻하지 않는다"

전 전 대통령 사건에서 대법원은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 불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해석했습니다.


>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

또 국헌문란 목적의 인정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히 했습니다.

> "외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의 행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폭동'의 범위…공포심 유발도 포함

내란의 또 다른 구성 요건인 '폭동'과 관련해 대법원은 넓은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공포심을 느껴 의사결정 및 실행의 자유가 방해된 심적 상태)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으로써,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며, 그 정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음을 요한다"

국헌문란이라는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행위가 일어난 시점부터 범죄가 된다고도 짚었습니다.

>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한 행위로서, 다수인이 결합해 이런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협박 행위를 하면 기수가 된다"며 "그 목적의 달성 여부는 이와 무관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 "12·3 비상계엄, 내란 요건 충족"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이 이러한 내란죄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공소장에는 비상계엄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고,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등 헌법과 법률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무장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야당 당사 등을 점거하거나 체포·구금·압수·수색 등 방법으로 강압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폭동을 일으켰다는 내용도 적시됐습니다.

"부분 가담해도 전체 책임"…가담자 처벌 기준

전 전 대통령 대법원 판결문에는 내란 가담자 처벌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 "내란 가담자들이 하나의 내란을 구성하는 일련의 폭동 행위 전부에 대해 모의하거나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란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전체 내란에 포함되는 개개 행위에 대해 부분적으로라도 그 모의에 참여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기여했음이 인정된다면, 그 일련의 폭동 행위 전부에 대해 내란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내란에 부분적으로라도 기여했다면 전체 내란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 전 총리·이 전 장관 재판에 미치는 영향

이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재판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의사 정족수를 채워 '국무회의 심의'라는 외관을 갖게 하고, 이 전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등 내란 중요 임무에 종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대통령이 이미 선포를 결심한 상태에서 반대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지할 수 있는지 헌법·법률상 의무가 없다"며 방조 및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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