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레즈비언 엄마 김규진이 임신과 출산, 그리고 딸을 키우며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유튜브 채널 ‘여의도 육퇴클럽’에는 “엄마가 둘이라고? I 가족의 탄생 이웃집 가족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작가 김규진이 KBS 유튜브 스핀오프 콘텐츠 ‘이웃집 가족들’에 출연해 아내, 두 돌 된 딸, 반려묘 두 마리와 함께하는 일상을 공개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규진은 출산을 결심하게 된 배경부터 털어놨다. 그는 “와이프가 마취과 의사라 출산의 고통을 너무 잘 안다. 그래서 너무 무섭다고 하더라. 아기를 낳을 자신이 없다고 해서,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그럼 내가 낳자’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와이프 친구들이 ‘나도 남편이 낳아줬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다”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임신 과정도 쉽지 않았다. 김규진은 정자 기증을 위해 처음엔 프랑스 병원을 찾았지만 대기 기간이 1년 반에 달해 결국 벨기에로 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지 심리 상담도 받아야 했다. 아이가 나중에 ‘왜 우리 집엔 아빠가 없어?’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지도 미리 준비해야 했다”고 전했다. 김규진은 “아빠 없는 집도 많다”고 답할 생각이었고, 아내는 “부모는 원래 네가 선택할 수 없는 거야”라는 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커밍아웃과 결혼 과정에서 가족과의 갈등도 있었다. 김규진은 “부모님이 결혼식에도 오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반대가 심했다. 의절 얘기까지 나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난 뒤 상황은 달라졌다. 그는 “손주가 생기고 나서 부모님이 먼저 연락을 해오셨다. 지금은 내가 원한 것보다 더 관계가 빨리 회복돼서 오히려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육아 고민도 솔직하게 전했다. 김규진은 “요즘 가장 낯선 고민이, 딸이 이성애자인 것 같다는 거다. 잘생긴 남자 보면 부끄러워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둘 다 레즈비언이라 딸이 남자를 데려오는 상상을 거의 안 해봤다.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차별 없이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상상해보니 낯설더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다른 길을 가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줄어드는 느낌이 들어서 더 복잡한 감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별 고정관념 없이 키우려 했지만 딸의 ‘공주 취향’은 예상 밖이었다고. 김규진은 “공주 옷도 안 입히고 흙바닥에서 굴리며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면세점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팔찌 사줘, 반지 사줘’가 첫 문장이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김규진은 작가 겸 회사원으로, 2019년 동성 연인 김세연 씨와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해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2022년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했으며, 2023년 딸을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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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