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선물 4765달러 마감, 사상 최고치
미·유럽 긴장 고조 속 안전자산 선호
“가장 과열한 거래” 경고도
미·유럽 긴장 고조 속 안전자산 선호
“가장 과열한 거래” 경고도
[123rf]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금값이 온스당 47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이 그린란드 통제권을 둘러싸고 대치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한 영향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4765.8달러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우려가 확산되며 주식과 채권시장이 동반 급락하자 금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겨냥한 미국의 압박은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을 키웠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구상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시사한 데 대해 유럽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학적 긴장은 지난 1년간 75% 급등한 금값의 기록적인 랠리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선진국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감세 공약을 내놓으면서 국가 부채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재정 적자의 유일한 재정 해법이 될 것이라고 인식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겨 왔다.
투자자들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나올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는 자신의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당사자들과 회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반강압 수단’ 발동을 요청할 계획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대응 수위를 낮추기 위해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킨셀라 유니온 방케르 프리베(UBP) 글로벌 외환 전략 총괄은 “우리는 주요 강대국들 사이에서 자원 민족주의 시대로 진입했다”며 “이 같은 지정학적 환경에 베팅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통화가 아니라 귀금속”이라고 말했다.
금은 지난해 미 금리 하락과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매입, 지정학적 불안에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의 상승세는 더 가팔라 지난 1년 동안 가격이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전략가는 “그린란드 사태는 수개월에 걸쳐 형성된 랠리에 새로운 연료를 부었다”며 “금융자산에만 의존해온 투자자들에게 거시·지정학적 환경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급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린란드 관련 긴장이 본격화되기 전 실시된 뱅크오브아메리카 설문조사에서 다수의 펀드매니저는 금을 ‘가장 과열한 거래’로 꼽았다. 응답자의 약 45%는 금이 고평가됐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