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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구간 진입…‘기다릴까, 갈아탈까’ 내 대출 점검해야 하는 이유

동아일보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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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구간 진입…‘기다릴까, 갈아탈까’ 내 대출 점검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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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 조건과 상환 계획을 점검하는 금융 소비자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 조건과 상환 계획을 점검하는 금융 소비자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기준금리가 멈췄다는데, 왜 내 이자는 올랐지?”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은행에서 온 문자 한 통을 보고 가계부를 다시 폈다. 뉴스에서는 기준금리가 멈췄다며 이제 고비는 넘겼다고들 하지만, 당장 이번 달 통장에서 빠져나갈 이자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지금 많은 대출자(차주)가 같은 지점에 서 있다. 금리 뉴스보다 중요한 건 내 대출이 어떤 구조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다.

● 체감 금리는 이미 ‘고금리 구간’에 들어섰다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정책보다 더 빠르게, 더 직접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20일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YTN 라디오에서 “시중금리 반영 속도가 체감적으로 급하고 빠르다”며 “최근 몇 달 사이 변한 금리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단이 4%대, 상단은 6% 중반까지 올라섰다. 변동형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하단이 4% 선에 근접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월 상환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몇 달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차주 입장에서는 “이번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기준금리 뉴스가 멈춘 뒤에도, 실제 이자 부담은 한 박자 늦게 가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은 갱신·재산정 시점마다 금리가 바로 반영되는 구조여서, 차주 입장에서는 체감 속도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질문은 단순해진다.
기다릴 것인가, 조정할 것인가.


대출 이자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거·생활비 부담을 둘러싼 가계의 재무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출 이자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거·생활비 부담을 둘러싼 가계의 재무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지금 할 일’ 4단계

⓵ 원금부터 줄일 수 있는지 계산하라
박 이코노미스트는 “상환 여력이 있다면 일부 원금을 줄이는 게 가장 확실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자는 남아 있는 원금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억 원을 빌린 대출자라면,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월 이자 부담이 약 25만 원 늘어난다. 1년이면 300만 원으로, 웬만한 직장인 한 달 치 급여가 이자로 추가 지출되는 셈이다. 작게라도 원금을 상환해 ‘이자 계산대’ 자체를 낮추면, 이후 어떤 금리 변동이 와도 충격은 덜할 수밖에 없다.

⓶ 신규 대출·갱신은 ‘고정형’부터 검토하되, 출구도 함께 그려라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변동금리보다 고정형·혼합형이 심리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다만 이미 금리가 고점에 근접했다고 판단하는 차주라면, 변동형을 유지하면서 중도상환수수료가 끝나는 시점을 노리는 전략도 선택지로 남길 수 있다.
핵심은 금리 수준이 아니라, 월 상환액이 예측 가능한가다.

⓷ 만기를 늘려 ‘월 부담’을 분산하되, 규제도 함께 확인하라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럴 때는 총이자를 줄이기보다, 한 달에 나가는 돈이 생활을 흔들지 않도록 구조를 짜는 게 우선이다.
다만 2026년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환이나 만기 연장이 제한될 수 있다. 월 부담을 줄이기 전에, 내가 적용받는 DSR 한도부터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⓸ 전세대출은 ‘갱신 시점’을 특히 경계하라
전세대출은 만기가 짧다. 그래서 재계약할 때마다 오른 금리가 바로 재산정된다.
갱신 시점이 다가온다면, 다른 은행 조건을 미리 비교하고 보증료·가산금리까지 함께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 내 대출 구조, 30초만에 점검하기

내 대출이 △ 변동형(COFIX)인지 고정·혼합형(금융채)인지 △ 다음 금리 재산정·갱신 날짜는 언제인지 △ 중도상환수수료가 남아 있는지 △ 우대금리 조건(급여·카드·자동이체)을 유지하고 있는지 △ 이자가 월 소득의 몇 %를 차지하는지, 이 다섯 가지만 체크해도, 지금 구조가 관리 가능한지, 위험 구간에 들어왔는지는 보인다.

● “예금도, 대출도 분산이 전략이다”

자산 관리 측면에서도 ‘한 번에 묶는 방식’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예·적금에 대해서도 장기 고정 대신 단기 분산을 권했다.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3개월·6개월·9개월·1년처럼 나눠 넣으면 환경 변화에 다시 선택할 기회가 생긴다.

기준금리는 뉴스다. 하지만 이자는 생활이다.

지금 필요한 건 방향 예측이 아니라, 금리가 더 올라가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은행 문자가 올 때마다 가계부를 다시 열지 않으려면, 지금이 바로 점검하고, 조정할 시점이다.

[팩트 필터] “금리 동결인데 왜 내 이자는 오를까?”
뉴스 뒤에 숨은 시장 금리의 움직임과 가계 대응 전략을 거릅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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