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C 시행 카운트다운] ④
美서 BDC 운용 절반 이상이 사모대출 중심
英 VCT, 비상장 중소·혁신기업 지분 투자
국내, 대출 비중 낮추고 투자자 보호는 강화
美서 BDC 운용 절반 이상이 사모대출 중심
英 VCT, 비상장 중소·혁신기업 지분 투자
국내, 대출 비중 낮추고 투자자 보호는 강화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국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는 미국에서 이름만 따온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영국 VCT 제도를 참고해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형 BDC 제도는 미국의 BDC와 영국의 VCT(Venture Capital Trust) 제도를 롤모델로 설계됐다. 큰 틀은 미국을 따랐지만 운용방식이나 투자대상 등은 영국의 제도와 더 닮아있다.
우리나라에서 BDC 제도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정부와 여당은 모험자본 공급과 개인에 대한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 기회 제공을 위해 BDC 도입을 추진했고 작년 8월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 BDC 시대가 열리게 됐다.
한국형 BDC 제도는 미국의 BDC와 영국의 VCT(Venture Capital Trust) 제도를 롤모델로 설계됐다. 큰 틀은 미국을 따랐지만 운용방식이나 투자대상 등은 영국의 제도와 더 닮아있다.
(사진=픽사베이·챗GPT) |
우리나라에서 BDC 제도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정부와 여당은 모험자본 공급과 개인에 대한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 기회 제공을 위해 BDC 도입을 추진했고 작년 8월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 BDC 시대가 열리게 됐다.
금융당국은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판 BDC 제도를 설계했다. 대표적인 해외 제도로 미국 BDC와 영국 VCT가 꼽힌다.
미국에서 BDC 제도는 중소 혁신기업에 자금 조달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1980년 도입됐다. 미국 BDC는 총자산의 70% 이상을 적격 포트폴리오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미국에 기반을 둔 비상장 기업 또는 시가총액 2억 5000만달러(약 3685억원) 미만인 미국 중소형 상장 기업이 해당한다. 일반적인 사모펀드에 비해 최소 투자 금액과 자격 요건이 낮아 투자자들에게 과거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모 시장 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준다.
미국에서 BDC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금융위기 이후다. 은행권 기업금융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면서 BDC는 미국 모험자본시장의 주요 투자기구 중 하나로 성장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BDC가 운용하는 총 자산은 5540억달러(약 816조 5960억원)에 달해 1년 새 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사모대출 자산이 60%를 차지했다.
영국은 VCT 제도를 1995년 도입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개인투자자 자금의 원활한 유입을 위해 세제혜택이 커 주로 고액소득자의 절세 투자수단으로 활용된다. 주로 비상장 중소·혁신기업에 지분 투자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VCT 투자 대상 기업은 주식 발행 시점에 정규직 직원 수가 250명 미만, 투자 전 총자산이 1500만파운드(약 298억원) 이하, 투자 직후 총자산이 1600만파운드(약 318억원) 이하인 적격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제한된다.
이외에도 유럽연합(EU)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직접대출 펀드(Direct Lending Funds)도 활성화돼 있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활용해 은행이나 공모시장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건전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바젤 III·IV 제도로 은행권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면서 직접대출 시장이 개화했다. 이때 직접대출 전략의 일환으로 사모대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한국판 BDC는 해외에 비해 사모대출이나 주식연계채권(메자닌) 비중을 낮추고 벤처·혁신기업 투자 비중을 높게 설정했다. 자산의 60% 이상을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해야 해서다. 또 대출보다는 지분투자에 좀 더 초점이 맞춰 있다. 사모대출 비중이 높은 미국과 달리 국내 제도는 개별 기업 투자 총액의 40% 이내로 제한했다. 이 밖에도 펀드 자산의 10% 이상을 국공채·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다.
국내 VC 업계는 한국형 BDC 제도 도입을 환영하는 눈치다. 스케일업하는 비상장사를 받아줄 주체가 많아질수록 벤처시장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끝났지만 당장 기업공개(IPO)는 어렵고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담아가기 어려운 포트폴리오를 BDC가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BDC 논의가 오래 이어진 만큼 빨리 도입돼 세컨더리(사모펀드나 벤처펀드의 출자 지분 혹은 보유 자산을 제3자에 되파는 거래)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