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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날을 함께합니다

이데일리 박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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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날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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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옥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주사보] 한달에 두번, 서울출입국·외국인청 7층 대회의실이 분주해진다. 현수막을 걸고 태극기를 준비하며 좌석을 정돈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국민선서 연습까지 준비를 마치면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날, 바로 국적증서 수여식이 개최되는 날이다.

행사장에 들어선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자긍심이 묻어난다. 축하 꽃다발을 들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표정 속에서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오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온 이들에게 오늘 수여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인생의 전환점이다. 어떤 이는 애국가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고, 어떤 이는 떨리는 손으로 증서를 받아 들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동안의 노력과 기다림이 이 순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한민국 국적취득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혼인, 국민의 자녀, 영주자격 등 귀화의 기본 요건을 갖춘 뒤 서류 접수부터 필기시험, 면접, 심사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긴 여정을 국적업무 담당자들이 책임지고 수행하며 공정하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한 사람의 미래를 함께 고민한다. 수여식은 그 긴 여정의 마지막 장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수여식에 모인 사람들의 국적과 사연은 모두 다르다. 유학으로 시작해 직장인이 된 사람,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린 사람, 부모를 따라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와 자란 사람까지 각자의 삶의 길은 달랐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국적증서를 수여받은 폴란드 출신 신아델라씨의 소감발표에서도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신아델라씨는 본국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룸메이트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유학생으로 입국해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며 그사이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다.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제가 느낀 한국 사람들은 인생을 정말 열심히 살아간다. 저 역시 그런 삶을 살고 싶어 한국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 온지 13년 만에 오랜 꿈이었던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며 “한국인이 됐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해 귀화자 1719명, 국적회복자 924명을 포함해 총 2643명에게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전년대비 84.1% 증가한 수치이며, 전국 기준 19%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한 통계숫자가 아닌 태어난 곳은 달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온 2643개의 삶과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담겨 있다.

이제 이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우리와 함께 내일을 만들어 갈 이웃이다.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웃고, 일하고, 아이를 키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그려갈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