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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관종 트럼프'와 약육강식의 시대

이데일리 김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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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관종 트럼프'와 약육강식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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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무역 40% 상대와 역사적 무역협정…유럽·일본·한국이 파트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단언컨대 지금까지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야기다. 세계는 그야말로 아연실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SNS 메시지는 ‘너무나도 가벼워 보이는’, 그러나 ‘너무나도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 세계 경찰의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아메리칸 퍼스트’, 철저한 자국 중심주의였다. ‘중국 베이징 나비의 날갯짓이 대기 흐름을 바꾸어 뉴욕의 태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나비효과와 달리 파장은 늘 즉각적이었다. 후폭풍 또한 전지구적이다.

‘국제정치의 이단아’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관종’이다.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이다. 자기과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재집권 이후 언행은 충격의 연속이었다.‘재집권 1년이 마치 10년 같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만우절 거짓말 같은 트럼프발 뉴스는 냉정한 현실이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발언도 돌이켜보면 농담이 아니었다. 중국을 정조준했지만 세계를 대상으로 했던 무자비한 관세전쟁,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 시도 등등.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다.

국제사회의 질서는 정글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세련된 외교적 수사가 난무한다 해도 본질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운 힘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의 체제 경쟁 압승, 경제대국 일본을 무력화한 플라자 합의, G2로 부상한 중국에 향한 대규모 압박과 견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제 그 어떤 나라도 미국을 컨트롤할 수는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에서 대한민국은 다소 비켜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다. 언제 어떻게 또다시 우리나라에 불똥이 튈지 모른다. 트럼프발 돌발행동은 대한민국을 죄수의 딜레마에 빠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한민국 특유의 지정학적 위치 탓이다. 가설은 크게 두 가지다. 만일 중국의 대만 침공에 반발한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며 동참을 요구한다면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전쟁 파병 논쟁을 뛰어넘는 국론분열이 불보듯 뻔하다.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대화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로 노골적인 대북 러브콜도 보냈다. 만일 오는 4월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길에 평양에 잠시 들른다면. 그리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면서 북미수교에 나선다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근간이 무너진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다. 대한민국은 내부 투쟁에만 골몰해 있다. 시야를 크게 보면 모두 오십보백보 차이에 불과하지만 세대·이념·지역·계층간 사생결단이다. 나라 안의 수많은 논란과 이슈는 사실 글로벌 질서의 흐름과 비교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 정저지와(井底之蛙)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우물 밖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누구라도 먼저 우물 밖을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