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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직접 맞아봤습니다(1) [후기자들]

파이낸셜뉴스 정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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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직접 맞아봤습니다(1) [후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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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 4개월만에 처방 10만건 돌파...'위고비' 제쳐
2.5mg 처방받아 직접 주사...3시간만에 '효과'
공복감 없고 미각 둔화...피로감과 울렁거림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형(GLP-1) 계열 치료제 '마운자로' 2.5mg. 사진=정상희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형(GLP-1) 계열 치료제 '마운자로' 2.5mg. 사진=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형(GLP-1) 계열 신약이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첫 주자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판을 바꿨고, 후발주자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흥행에 가속도를 붙였다. 실제 마운자로는 지난해 8월 국내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처방 10만건을 돌파하며 위고비를 제치고 GLP-1 계열 대표주자가 됐다. 의료계 난제로 꼽혔던 당뇨·비만을 '일망타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까지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일 과체중과 고혈당, 고혈압 등으로 대사증후군 위험 소견을 받은 기자가 직접 마운자로를 처방 받아 투여했다. 국내 출시 5개월차에 접어들면서 제품을 구하기 힘든 품귀 현상도 해소됐고, 동네 병·의원 어디서나 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서 일반 감기 증상 때 가는 동네 의원을 찾았다. 이미 마운자로를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지인은 언뜻 생각해도 열손가락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한달에 몇 kg, 두달에는 얼마, 또 단약을 하고 나니 다시 얼마 만큼 체중이 돌아왔는지에 대해서도 수차례 들었다. 혈당과 혈압 등 건강 적신호가 켜진 몸상태로 단순 체중 감량 뿐만 아니라 또다른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호기심과 기대감이 커졌다. 이 약은 애초 비만이 아니라 당뇨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기도 하다.

빠르게 효과를 보고 싶은 욕심에 지인 사례를 언급하며 5.0mg로 시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담당 의사는 단호하게 "수많은 의사들과 글로벌 제약사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깨지 말라"고 했다. 약에 대한 적응 차원에서도 첫 한달은 2.5mg을 권고한다는 답이 이어졌다. 처방 전 키와 몸무게를 재고, BMI 지수를 측정했다. 당연하게도 충분히 처방 가능한 수치가 나왔다. 당화혈색소도 체크했는데 6.5로 사실상 당뇨에 해당하는 수준이 나왔다. 몇개월 전만 해도 6.2였기 때문에 처방을 더 늦출 수 없는 단계에 왔다. 4주치 마운자로 2.5mg을 받아들며 32만원을 결제했다. 그간 수없이 해온 다이어트에 들었던 비용을 고려하면 꽤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해 혈당이 높을 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원리다. 이와 함께 식욕을 낮추며 위 배출을 지연시켜 조기 포만감과 장시간 포만감을 유발한다. 인슐린 분비를 보조하고 지방 대사를 조절해 체내 에너지 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능도 있다.

투여 방법은 일회용 펜을 통해 복부나 허벅지 등 지방이 많은 곳에 직접 주사하는 것이다. 임신성 당뇨를 앓을 때에도 이미 인슐린 주사를 직접 놔 본 경험이 있어서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제대로 바늘이 들어간 게 맞는지 의심으러울 정도로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단 3시간만에 강력하게 몰려오는 피로감과 초기 입덧 증상처럼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면, 아직까지도 제대로 주사를 투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개인차가 크다곤 하지만 마운자로의 효과는 엄청났다. 일단 식사 때가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음식 냄새를 맡아도 딱히 식욕이 돌지 않았다. 일평생 성인 여성 평균을 웃도는 식사량을 유지했는데 놀랍게도 세 숟가락을 먹기 전에 명치 부근이 답답해져 오면서 식사를 중단하게 됐다. 모든 음식에서는 미묘하게 흙맛이 났다. 미각이 전체적으로 둔해진 것 같다. 또 밥알은 까끌하게 느껴졌는데 치과 치료 후 마취가 덜 풀린 것처럼 턱 부분이 다소 어색해지면서 저작 운동이 한층 느려진 느낌이다. 이 모든게 일주일에 단 2.5mg 투여되는 약물 때문이라니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기사를 쓰는 시점에서 만 하루가 지나지 않았지만 약효는 충분히 입증됐다. 졸음이 쏟아져 전날 오후 9시도 안 된 시간에 잠들었는데, 한번 뒤척임 없이 깊은 잠을 자고 나니 개운함마저 느껴졌다. 마운자로 후기에 '불면증 치료제'라는 말이 있었는데, 전적으로 수긍할 수 있었다. 다만 일상 생활 중에도 졸음이 발생할까 우려도 됐다.

이에 대해 당뇨 전문의인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레벨이 떨어질 수 있고, 졸린다는 느낌은 탈수 때문일 수 있다"면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했다. 이어 조 교수는 "평소보다 에너지 레벨이 '네거티브 밸런스'가 되니까 몸이 자체적으로 덜 쓰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근육량 감소가 더 가속화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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