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항공업계가 고환율과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에 부딪히며 무더기로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특히 진에어를 비롯한 주요 LCC(저비용항공사)들은 여객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의 지난해 4분기 국제선 공급석킬로미터(ASK·좌석 수에 비행 거리를 곱한 값)는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실제 여객 수요를 나타내는 유상여객킬로미터(RPK·유상 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값)는 15% 떨어졌다. 공급을 줄인 폭보다 수요가 위축된 속도가 더 가팔랐던 셈이다. 국제선 탑승률 역시 87.8%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p) 하락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진에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장 LCC 4곳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4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16억원으로 예측된다. 티웨이항공은 더 심각하다. 2024년 2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손실 319억원이다.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역시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가 각각 72억원과 140억원으로 양사 모두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LCC업계가 휘청이는 주된 원인으로는 FSC(대형항공사)발 공급 과잉이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조건으로 중복 노선의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제하면서 시장에 좌석이 쏟아졌다. 괌이나 푸껫 등 수요가 줄어든 노선에까지 FSC가 물량 공세를 이어가자 LCC들의 운임 경쟁력이 약화되고 탑승객을 뺏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환율도 업계 전반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 1352원까지 하락했다가 꾸준히 올라 지난해 9월 1400원을 다시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유 대금과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결제한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수백억원의 외화평가손실과 현금 흐름 악화가 발생하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조55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LCC간 경쟁에 치열한 상황에서 좌석 공급은 유지되는데 여객 수요 회복은 더딘 상황"이라며 "환율 상승이 해외여행 수요 감소와 영업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환율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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