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파이낸셜뉴스 언론사 이미지

수요 위축에 공급 과잉까지...석화업계 작년 실적 ‘울상’

파이낸셜뉴스 구자윤
원문보기

수요 위축에 공급 과잉까지...석화업계 작년 실적 ‘울상’

서울맑음 / -3.9 °
에틸렌 스프레드 바닥에 수익성 발목
감축에도 샤힌·중국 증설로 공급 압박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파이낸셜뉴스]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발 공급 과잉이 겹치며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올 하반기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과 중국의 설비 증설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평가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석유화학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18조8212억원으로 관측된다. 영업손실은 7391억원으로 전년(-8941억원)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2022년부터 4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범용 석유화학 비중이 여전히 높은 점이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전 부문 합산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4082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 둔화)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4분기 적자로 돌아선 만큼 LG화학의 첨단소재 사업 역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연간 흑자가 예상되지만, 케미칼 부문에서는 15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이나, 매출은 전년 대비 2% 가량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는 점이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석화업계의 핵심 수익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9일 기준 t당 129달러로,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t당 250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구조다.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업계가 최대 370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을 추진하며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에쓰오일이 9조원 이상을 투자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인 ‘샤힌 프로젝트’가 올 하반기부터 가동되면 국내에서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중국발 공급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내년까지 석유화학 설비를 계속 증설할 예정이다. 올해 중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354만t, 내년엔 9.8% 늘어난 6976만t으로 예상된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최근 과도한 생산 경쟁을 억제하겠다는 ‘반내권화(反?卷化)’ 정책을 언급했지만 설비가 눈에 띄게 축소되지는 않았다”며 “새로 증설되는 설비 규모가 커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의 약세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화업계는 산업 구조 전환 국면에서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업계는 정부에 세제·금융·연구개발(R&D)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