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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 동안 총장·기조실장 안 부른 경찰…김병기 차남 편입 의혹 수사 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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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 동안 총장·기조실장 안 부른 경찰…김병기 차남 편입 의혹 수사 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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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를 사퇴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를 사퇴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남 특혜 편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숭실대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면서도, 차남 편입 과정의 ‘핵심 라인’인 기획조정실과 총장 등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 관련 의혹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수사를 시작하고도 일반 학과와 다른 ‘재교육형 계약학과’ 구조 파악에만 4개월 가까운 시간을 허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겨레 취재를 20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 9일부터 숭실대 관계자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 주로 조사가 이뤄진 대상은 당시 입학처장과 직원들로, 총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의 제휴 프로그램으로, 김 의원 차남이 입학한 계약학과는 이미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노동자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재교육형 계약학과다.



문제는 김 의원 차남이 입학한 숭실대 재교육형 계약학과의 경우 정시나 수시 등 일반적인 입시와 달리, 입학처가 학생 선발에 관여하지 않고 각 계약 학과가 학생을 선발한 뒤 기획조정실이 그 내용을 관리·검토한다는 점이다. 입학처장 등 관계자들도 경찰 조사에서 이런 점을 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를 중심으로 지난해 9월부터 수사를 이어오고도,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덜한 참고인만 불러 기초적인 편입학 관리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은 셈이다. 지난해 말 김 의원 관련 각종 의혹 수사가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집중 배당될 때도 차남 편입 의혹은 ‘이미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이유로 비교적 늦은 시점까지 동작경찰서에 남아 있었다.



실제 이 학교 계약학과 운영규정을 보면, 계약학과-기획조정실장-부총장-총장 순으로 결재가 이뤄지는 구조다. 숭실대 관계자는 “(기획조정실이) 여러 계약학과를 총괄하면서 (지원자들이 다니는) 회사들의 자격 조건 등을 큰 관점에서 따진다”면서 “개별 학과에서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들을 검토하고, (기획조정실은) 입학이 끝난 다음 문제가 없었는지 한 번 따져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 차남의 계약학과 입학 조건이 됐던 중소기업 취업에 대한 수사 속도도 지나치게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중소기업과 김 의원 관계는 지난해 수사 초기부터 제기됐던 문제로, 편입을 위해 기업 쪽이 ‘차남 취업’을 제공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뇌물 수수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처음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 전 보좌 직원도 지난 15일 경찰 참고인 조사 뒤 이 점을 지적하며 “숭실대 관련 조사에서 뇌물, 횡령 문제를 집중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9일에야 ㄱ씨를 뇌물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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