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흔드는 여의도](상편)
나노 단위의 정밀성 요구...연약 지반에 굳이⑦
새만금동서도로 /사진제공=군산시 |
전북 새만금은 반도체 공장 입지로서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공장은 전력과 용수 확보뿐 아니라 지반 안정성이 수율과 직결되는 초정밀 산업 시설로 입지 조건이 일반 제조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반도체 공정은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도를 요구한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공장 내부의 진동 관리 중요성도 커진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핵심 설비는 설치 단계에서부터 지반 진동 등에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EUV 장비는 공장 내에서도 진동이 별도로 관리되는 구역에 설치된다"며 "사람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세한 진동이나 장기 침하로 장비 정렬이 틀어질 경우 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새만금이 바닷가의 연약 점토층 위에 매립토를 쌓아 조성된 간척지라는 점이다. 자연 내륙 지반에 비해 강성이 낮고 지반 특성이 불균질한 구조다. 새만금개발청의 '새만금지역 암반층 현황도'에 따르면 새만금 산업단지의 암반층(연암)까지 깊이는 해수면 기준 약 7m에서 최대 53.8m까지 폭넓게 나타난다. 또 상당수 구역에서는 암반층까지 30m 이상을 파 내려가야 한다.
장기적인 액상화 위험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액상화는 지진 등 외부 충격으로 지반 내 수압이 증가해 토사가 유동화되는 현상이다. 새만금 방조제 일대를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 해당 지역이 액상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바 있다.
암반 심도와 액상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반도체 공장 건설 시 파일 시공 등 대규모 기초공사는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지반 개량과 구조 설계를 통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굳이 연약지반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대규모 기초공사는 공사 비용 증가뿐 아니라 공사 기간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고 건설 공법에도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