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하면서 당내 계파 이슈를 언급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농담도 건넸다. 정 대표는 “우리는 모두 친명(친이재명)이고 친청(친청와대)입니다”라고 답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모습을 보고 여권은 세간의 친명 대 친청(친정청래) 계파 갈등설을 일축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야권은 이 대통령이 친청계에 대해 뼈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봤다. 어느 쪽 시각이든 이 대통령의 발언을 여권 분파주의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로 읽은 셈이다.
과연 친명계 대 친청계 간 갈등론이 언론에서 지어낸 허상일까. 그보다는 정 대표 취임 후 당청 간 간극과 당내 내홍이 초래한 결과에 가깝다. 실제로 정 대표는 지난달 당 중앙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됐던 자신의 핵심 공약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재추진하고 있다. 이에 황명선 최고위원 등 친명계는 “셀프 룰 개정”이라고 공개 질타했다. 정청래호는 앞서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속도 조절 및 숙의 요청에도 쟁점 법안들을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였다. ‘더 센’ 수식어가 붙은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과 검찰개혁안 등이 그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우상호 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제가 대통령의 생각을 (여당에) 전달하면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고 방송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당청 온도차가 컸다.
정 대표가 20일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등 검찰 개혁 및 보완 수사권 관련 공청회에서 이 대통령의 ‘숙의·의견 수렴’ 지시를 환기한 것은 다행이다.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최적의 검찰개혁안 도출도 다짐했다. 이에 대한 방향은 22일로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가닥이 잡힐 듯하다. 민주당은 숙의 정신에 입각해 공소청 보완 수사권 등을 반영한 정부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법 개혁이 국민의 형사사법기본권이 제한·훼손되거나 국가의 중대범죄 수사 역량 저하로 이어지면 안 된다. 이제 민주당은 특정 계파나 당원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봐야 하는 집권 여당이다. 분파주의에 매몰돼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돼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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