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명분인 쌍특검은 요원…지지세 업고 ‘한동훈 제명’ 밀어붙일 수도
유 “생각이 달라도 머리 맞대야 할 때”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6일째인 2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격려차 방문한 유승민 전 의원과 손을 잡은 채 대화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통일교·공천헌금 의혹을 다루는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엿새째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개혁보수 성향 인사들이 잇따라 단식농성장을 찾아 장 대표를 격려하는 등 당내 지지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가 여권에 농성장 방문 등을 촉구하면서 출구전략 마련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이제 더욱 분명해졌다. 정권이 흔들릴 정도의 부패가 있는 것”이라며 “내가 버틸수록 그 확신은 강해질 것이다. 국민의 심판은, 국민의 특검은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단식농성 중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처음 외부로 나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답을 하지 않으면 국민께는 그 자체가 자백”이라며 “반드시 변화는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건강 상태 악화로 의료진의 병원 이송 권고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채 단식을 지속했다.
12·3 불법계엄 1년을 즈음해 사과문을 냈던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이날 회동을 하고 장 대표의 단식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성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조금의 양심과 책임감이 있다면 제1야당 대표 단식 현장을 찾아야 하고 쌍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과 미래 소속이자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송석준·서범수·고동진 의원 등은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농성장을 찾아 장 대표와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눴다. 유 전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건강을 해치지 않고 다시 당의 중심으로 역할을 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우리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보수로 어떻게 거듭날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될 때”라고 했다.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비롯해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의 방문 행렬도 이어졌다. 지난 18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농성장을 방문한 데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전날 농성장을 찾았다.
당내에선 여당의 특검 수용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단식에 나선 것을 두고 당원게시판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의구심이 제기됐지만 장 대표가 지지세 결집과 주도권 확보에는 일단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보수정당에서 단식은 흔치 않기 때문에 당내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도 계속 확산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장 대표에게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이런 국면을 활용해 오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익표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을 향해 “첫 행보는 장 대표의 단식농성장 방문이어야 한다”며 “제1야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심각하게 인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보라·이예슬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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