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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고환율·증시 활황 속…1월 기금위 여는 국민연금의 딜레마

이데일리 허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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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고환율·증시 활황 속…1월 기금위 여는 국민연금의 딜레마

속보
인텔 시간외서 낙폭 더 늘려…10% 이상 폭락
오는 26일 긴급 기금운용위원회개최
1월 회의 개최는 2021년 이후 5년만
증시 부양의 역설…환율 방어 약화 우려
이 기사는 2026년01월20일 17시3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꿈의 5000선 돌파를 목전에 둔 가운데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연초에 긴급 의사결정 기구를 소집한다. 오는 26일 열리는 1월 긴급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표면적으로 증시 부양에 힘을 싣는 모양새지만, 고공 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상황과 국민연금의 실제 운용 여력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한계가 뚜렷하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기금위는 오는 26일 긴급 회의를 열고 국내 주식 투자 비중 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1월에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한 건 증시가 3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2021년 이후 5년만이다.

실제 1월 기금위가 열렸던 2021년은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며 국민연금이 주식을 기계적으로 팔아야 했던 매도 대란 시기였다. 이번에도 코스피가 5000선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과다와 기계적인 매도 압박에 직면하면서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국내 주식 비중의 상향 여부다. 현재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4%지만, 주가 급등으로 인해 실제 투자 비중은 지난해 10월 기준 17.9%로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 상단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국민연금은 지수 상승기에도 오히려 주식을 대량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율 방어 실탄 부족…국민연금의 딜레마

문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가 외환 시장엔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그간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왑 등을 통해 고환율 시기마다 달러 수요를 조절하는 제2의 외환보유고 역할을 해왔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달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왑과 해외 투자 속도 조절을 통해 원·달러 환율을 일시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만약 기금위가 국내 주식 비중을 강제로 끌어올릴 경우 환율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외환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국민연금의 달러 통제 여력이 급감하면서 원·달러 환율 1500선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비중 상향 논의는)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에 발을 맞추는 제스처일 뿐,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기엔 수익률 원칙과 상충되는 면이 크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가 환율 방어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펼친다. 해외 투자를 위해 달러를 사야 하는 돈을 국내 주식을 산다면 외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줄어들면서 환율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단기적으론 달러 수요를 억제해 환율을 누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외환 스왑 등 유연한 대응 체력을 갉아먹어 장기 안전판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환율 방어와 증시 부양이라는 이중 과제 속 절충안도 제기된다. 비중 상향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보다는 SAA 허용 범위를 일시적으로 넓혀 매도 압박을 늦추는 수준의 절충안이 현명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1년 열린 1월 기금위에서도 3개월 간의 장고 끝에 국민연금은 목표 비중 자체를 높이는 대신 SAA 허용범위를 1%포인트 확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2021년 당시엔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으로 안정적이었기에 환율 부담없이 증시 부양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외환 스왑 등 정책 카드 상실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증시 부양만을 우선 순위로 두기엔 기금 운용의 독립성 훼손 문제에도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