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 등 근로자로 '추정'키로
스페인 업체 비용 부담에 사업 접어
고용노동부는 20일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이 아닌 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용자의 지휘를 받는 임금근로자만을 전제로 한 기존 근로기준법의 한계를 보완해 권리 밖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2의 근로기준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행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도 예고했다. 분쟁이 발생하면 특고·프리랜서의 근로자성을 우선 인정해 지원하고 사업주가 반증하는 경우에만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사업주의 입증 책임은 퇴직금이나 해고 무효확인 등 민사사건에 한정되며 노동관계법 위반 형사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제2의 근로기준법 제정과 근로자 추정제 도입에 나선 것은 법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대규모로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24년 기준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비임금 노동자는 869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상 근로자임에도 형식상 3.3%의 사업소득세만 떼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어 노동관계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업체 비용 부담에 사업 접어
정부가 현행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자 추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플랫폼 관련 노동자인 라이더들이 배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
고용노동부는 20일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이 아닌 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용자의 지휘를 받는 임금근로자만을 전제로 한 기존 근로기준법의 한계를 보완해 권리 밖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2의 근로기준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행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도 예고했다. 분쟁이 발생하면 특고·프리랜서의 근로자성을 우선 인정해 지원하고 사업주가 반증하는 경우에만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사업주의 입증 책임은 퇴직금이나 해고 무효확인 등 민사사건에 한정되며 노동관계법 위반 형사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제2의 근로기준법 제정과 근로자 추정제 도입에 나선 것은 법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대규모로 존재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24년 기준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비임금 노동자는 869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상 근로자임에도 형식상 3.3%의 사업소득세만 떼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어 노동관계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따라 전통적 고용관계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면 분명 국가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기업들은 새 제도가 인건비 부담과 경영 불확실성을 크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금은 특고나 프리랜서가 자영업자로 분류돼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한다.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프리랜서 등도 임금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과 각종 수당·연차휴가의 대상이 된다. 주52시간제 등의 규제가 프리랜서에 적용되면서 유연하게 운영되던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근로감독관의 직권조사 강화로 분쟁 발생 시 기업 내부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기업에 부담이다.
무엇보다 근로자 추정제는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든 실험적인 제도다. 각국이 이 제도 도입에 따른 파장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다. 일례로 지난 2021년 스페인은 글로보, 딜리버루 등 음식배달 라이더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긴급명령을 승인한 바 있다. 그 뒤 딜리버루는 수천명의 라이더를 해고하고 스페인 시장에서 사업을 아예 접었다.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법이 사업주를 과도하게 압박하고 그 결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면 노사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된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 사업주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 단기적으로 수수료와 가격이 인상될 수 있고, 서비스 지역이나 시간이 줄어들 소지도 있다.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것이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5월 1일 노동절을 목표로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아무리 노동친화적 정부라고 해도 민감한 제도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것은 아니다.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노동약자 보호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지켜내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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