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활동한 이주 여성 작가 공통점…동시대 살았지만 작품은 50년 간극
'태양을 만나다'展 회화·태피스트리 등 19점 선보여…화이트 큐브 서울서 3월 7일까지
'태양을 만나다'展 회화·태피스트리 등 19점 선보여…화이트 큐브 서울서 3월 7일까지
에텔 아드난과 이성자 '태양을 만나다'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며 추상 표현으로 우주를 구현한 두 여성 작가의 2인전이 열린다.
오는 21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리는 에텔 아드난(1925∼2021)과 이성자(1918∼2009)의 2인전 '태양을 만나다'는 이주와 망명을 경험한 두 작가의 회화와 태피스트리(직물 공예), 판화 작업 등 1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화이트 큐브 글로벌 아트 디렉터 수잔 메이는 "두 작가는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고, 고향을 떠난 이주민이며,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두 작가의 작업을 대화하듯 엮어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은 아드난이 1968년 발표한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죽음을 기리며 쓴 시의 구절에서 가져왔다.
에텔 아드난ㆍ이성자 2인전 소개 |
이성자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프랑스로 이주해 남성 중심의 추상 미술계에서 자신의 예술적 위치를 모색했다. 1953년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에 입학해 서구 모더니즘을 탐구했고, 여러 작가와 교류하며 작업 영역도 비구상으로 확장됐다.
아드난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미국에서도 공부했다. 미국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다 1972년 고향으로 돌아갔고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1977년 레바논 내전의 참상을 다룬 소설 '시트 마리 로즈'를 출간해 '프랑스 아랍국가상'을 받았지만, 이 소설로 인해 이후 프랑스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성자 작 '인 더 베드 오브 토렌트' |
하지만 자기만의 조형 언어로 우주를 구축했다는 점은 시대를 넘어 서로 연결된다.
이성자의 그림은 캔버스 위에 떠오르는 선, 사각형, 원 등을 긴장감 있게 배치한다. 이런 형태는 인체와 지형을 가리키며 동시에 우주를 연상시키는 질서감을 만들어낸다.
작은 붓으로 여러 번 칠하는 작업 방식은 마치 바늘로 직조물을 만든 것 같다.
에텔 아드난 2018년 작 '무제' |
이런 조형적 탐구는 아드난의 작업에서도 드러난다. 아드난의 2018년 작 '무제'는 붉은색 사각형에서 시작해 점점 다양한 색의 사각형으로 확장돼 나간다. 이는 빅뱅 이후 우주가 점점 팽창해 나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특히 태피스트리 작업에서는 태양과 달을 연상시키는 원형,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비정형 조각들을 배치해 무한히 확장하는 공간감을 보여준다.
메이 디렉터는 "이들이 활동하던 1960년대는 사람이 우주로 날아가 달을 탐사하던 시기"라며 "지구를 하나의 행성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은 두 작가에게 중요한 창작적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3월 7일까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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