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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책 자료집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6.01.20. bjko@newsis.com /사진= |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다녀온 뒤 처음으로 주재한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을 대상으로 기강 확립에 나섰다. 2시간 넘게 자유롭게 진행된 보고·토론 가운데 나온 좋은 제안에 대해선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진행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되는 과제들은 "빨리 빨리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각국 재외공관을 'K-이니셔티브' 확산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재외공관 재창조 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재외 공관이 수출·수주의 전진기지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그 기능을 강화하고 공관장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논의 과정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거버넌스도 중요하지만 공관장의 자세가 중요하다"며 "그 나라 대사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 수출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재외공관장에 대해) 현지 기업인들로부터 다면평가를 받게 하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적극 호응하며 "(공무원들은) 언제나 행정 수요자들의 평가가 제일 중요하다. 평가를 어떻게 할지 연구해서 인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찾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조 장관에게 "국민들께서 (보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시니 무성의하게 이야기하지 말라"며 "자료도 정성스럽게 준비하라"고 주문해 회의에 긴장감을 더했다.
각 부처에서 진행 중인 주요 업무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산업재해 관련 입법 진행 상황을 물으며 "수를 내서 빨리 하라. 이래갖고 어떻게 일을 하나. (입법을 반대하는 야당에) 더 싹싹 빌어보라"라며 "정치적인 논쟁거리라면 모르겠는데 민생에 관한 것들은 다수 의견을 따라야 하는 게 아닌가. 더 설득하라. 꼭 구정 전에는 처리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김 장관에게 산재 사망자 수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해왔다. 정부여당은 과징금 제도 도입을 통한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돼 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 대통령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부터 '생리용품 지원 신청 간편화'에 대한 보고를 받고 "우리나라 생리대는 해외보다 40% 정도 비싼 게 사실인 것 같다"며 "고급화를 이유로 비싼 것만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기본적 품질을 갖춘 싼 생리대는 왜 생산을 안하나. 위탁생산을 해서 (저소득층에) 무상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라"고도 지시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을 향해서는 국세청 체납관리단을 대폭 증원하라고 주문했다. 임 청장이 올해 체납관리단 채용 계획에 대해 "4000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국세 체납액이 130조원인데 너무 소심하다. 공무원(출신)이셔서 그런가"라며 "빨리 빨리 진행하라, 몇 년 씩 할건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2026년 달라지는 민생 체감 정책'을 보고 받던 중 중산층 노인도 받는 기초연금 제도에 대해 "좀 이상한 것 같다"며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만 65세 노인 중 소득하위) 70%까지 정해 놓으니까 2백 몇십만원 소득 있는 사람도 34만원을 받는다. 1년에 몇 조씩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그렇게 하는 게 맞는가"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0. bjko@newsis.com /사진= |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안규백 국방장관을 향해 "왜 체크하지 못했나"라고 물으며 "(무인기 침투는) 전쟁 개시행위나 마찬가지로 북한 지역에 총을 쏜 것과 똑같다. 철저하게 수사해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엄중 제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이 (산하 공공기관들로부터) 업무보고 받는 것을 몇 군데 봤다"며 "그런데 제가 (지난해) 지적한 후에도 (일부 공공기관이) 여전히 그러고 있는 데가 있더라. 좀 엄히 훈계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관심을 갖고 계속 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정책을 발표하는 데서 끝날게 아니고 현장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개선할 부분을 신속하게 보완하는 것이 체감 국정의 완성"이라며 "정책이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밀하게 살펴주시기 바란다. 국민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게 진정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 말미 김민석 국무총리도 "오늘 국무회의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새 정부 출범 후 했던 일 전체에 대해 중간, 초기 성과를 정리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이 우리 정부의 철학과 정책과 비전들"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부터 실시간 자막 서비스가 도입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헌정사상 최초로 국무회의 생중계가 도입된 데 이어 자막 서비스도 최초로 도입된 것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무회의 자막방송 시행은 국정운영에 대한 사항을 국민께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국민주권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한 것"이라며 "자막방송 도입을 통해 더 많은 국민이 폭넓게 국무회의를 접하고 국민의 알 권리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0.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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