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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發 ‘인재 쟁탈전’ 불붙는다

서울경제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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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發 ‘인재 쟁탈전’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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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등 31개 직군서 경력 채용
2억대 성과급 앞세워 기술 강화
맞수 삼성전자와 기싸움 불보듯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인재를 대거 확충한다. 삼성전자(005930)의 추격이 거센 HBM 분야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인 데다 경력 채용에 나선 인재들의 일부 업무는 국내에서 사실상 삼성전자 엔지니어들만 맡고 있어 양 사 간 인력 쟁탈전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달 8일부터 총 31개 직군을 대상으로 경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채용은 약 두 달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규모는 직군별로 1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이번 채용을 통해 HBM을 설계하는 HBM 디자인 인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나노시트 기술 경험이 있는 인력을 우선 수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노시트란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4개 면에서 모두 통제하는 기술을 뜻한다. 반도체 회로 선폭이 한 자릿수 나노 이하 단위로 초미세해지는 상황에서 누설 전류를 줄이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로 꼽힌다.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 첨단 파운드리 업체만 상용화한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은 향후 차세대 HBM 경쟁력을 높일 열쇠로 나노시트가 꼽히기 때문이다. 범용 D램과 달리 HBM에는 데이터가 원활히 오갈 수 있도록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다이’가 들어간다. 점차 고사양화하는 HBM 기술 트렌드와 맞물려 로직다이를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첨단 공정 노하우가 중요해지고 있다.

파운드리 기술은 삼성전자가 HBM4(6세대 HBM)부터 SK하이닉스와 기술 격차를 급격히 좁힌 요인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과 고객 맞춤형 HBM에서는 첨단 공정 노하우를 가진 인재를 적극 수혈해 다시 HBM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경력 채용 과정에서 핵심 인재를 둘러싼 양 사 간 기싸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인력 중 3나노 이하 공정에서 나노시트 기술 경험이 있는 인력은 사실상 삼성전자 직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TSMC와 첨단 파운드리 공정 경쟁으로 관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데 SK하이닉스의 공격적 인력 채용까지 더해지면 인력 유출이 심화할 수 있어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SK하이닉스 측은 최근 폭발적인 실적 개선과 성과급 제도 개선으로 내년에는 최소 2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성과급 보상 규모의 차이에 따라 일부 인력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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