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10bp 넘게 올라
李 '추경 기회' 언급 영향
李 '추경 기회' 언급 영향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 관련 발언에 국고채 초장기물 금리가 장중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 급등과 원화 약세가 맞물린 가운데 국내 재정 확대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채권시장 약세가 확대됐다.
2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10.8bp(1bp=0.01%포인트) 넘게 오른 연 3.494%에 마감했다.
이 밖에 20년물 금리는 연 3.599%로 10.6bp 상승했고 50년물 금리는 10.2bp 오른 연 3.381%를 기록했다.
금리 급등은 국내외 악재가 연달아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실시된 일본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이는 아시아 채권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 30년물과 4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각각 20bp씩 넘게 오르며 장기물 전반의 약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추경 관련 발언이 전해지며 국내 채권시장에 추가 부담을 줬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추경 기회가 있을 텐데 그때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잘 검토해 봐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나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재정 확대 가능성만으로도 초장기물 수급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전에는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 상승 영향이 있었고, 최근 이어지고 있는 환율 상승과 국내 재정 우려까지 겹쳤다”며 “여기에 대통령의 추경 발언이 더해지면서 여러 악재가 동시에 작용해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국채 금리 상승에는 우리 정부의 확대 재정정책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재정 지출 확대 기대가 구조적인 기간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특히 초장기물 금리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본 금리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커진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에는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국내 금리에 대한 파급력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정책 기조가 변화하면서 일본 장기 금리가 다시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제·재정 사이클이 유사해지는 가운데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 채권시장은 일본 장기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의 방향성과 변동성 자체가 향후 국내 장기물 금리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이 매파적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통상 연초에 나타나는 기관투자자의 자금 집행과 투자 수요 증가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4원 오른 1478.1원에 오후 장을 마감했다. 이는 당국의 고강도 시장 개입 직전이었던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0.8원 오른 1474.5원에서 출발한 뒤 장중 1479.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달러 환전 수요가 환율 상단을 끌어올리며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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