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사관학교, 경쟁률 최고치에도 커트라인은 최저
2018년 230~240점대→2026년 160점대도 합격
'허수 지원'에 부풀린 숫자, 최상위권 유입 통념 붕괴
6개월 장기전형이 만든 '시간 대비 비효율' 악순환
사관학교 통합·지방 이전 논의…경쟁력 약화 우려
2018년 230~240점대→2026년 160점대도 합격
'허수 지원'에 부풀린 숫자, 최상위권 유입 통념 붕괴
6개월 장기전형이 만든 '시간 대비 비효율' 악순환
사관학교 통합·지방 이전 논의…경쟁력 약화 우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올해 사관학교 입시 경쟁률이 5~6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원 열기 반등’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작 사관학교의 인재 유치 수준을 보여주는 합격 커트라인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10년 전에 비해 최대 60점 이상 곤두박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이 사관학교 1차 시험 성적과 합격선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 확인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입시 전문 커뮤니티와 학원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과거 ‘최상위권 학생들이 사관학교로 유입된다’는 통념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가 관련 정보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300점 만점(국어·영어·수학 각 100점)의 1차 시험의 경우 2018년 무렵까지는 대체로 230~240점대가 합격 커트라인이었다. 특히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250점 이상이 합격권으로 평가됐다. 사관학교가 상위권 수험생의 유력한 대체 선택지였다는 얘기다.
군 당국이 사관학교 1차 시험 성적과 합격선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 확인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입시 전문 커뮤니티와 학원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과거 ‘최상위권 학생들이 사관학교로 유입된다’는 통념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가 관련 정보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300점 만점(국어·영어·수학 각 100점)의 1차 시험의 경우 2018년 무렵까지는 대체로 230~240점대가 합격 커트라인이었다. 특히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250점 이상이 합격권으로 평가됐다. 사관학교가 상위권 수험생의 유력한 대체 선택지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전반적 흐름이 급변했다. 커트라인이 육·해·공군뿐 아니라 간호사관학교까지도 200점대에 형성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2024년 반짝 상승했던 커트라인은 이듬해 다시 떨어져 200점이 채 되지 않아도 입학이 가능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26학년도 입시에선 경쟁률 지표와 합격선 지표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게 뚜렸했다. 육사 31.5대1, 해사 28.2대1, 공사 36.3대1로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며 외형상 입시가 과열된 듯 보였다. 그러나 실제론 160점대 합격 사례까지 거론되는 등 커트라인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점수 하락 폭도 크다. 2018년과 2026년 합격선 격차는 △육사 남자 문과 47점 △육사 남자 이과 28점 △해사 남자 문과 55점 △해사 남자 이과 66점 △공사 남자 문과 47점 △공사 남자 이과 52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군간호사관학교도 여자 문과 기준 같은 기간 44점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도별 난이도 체감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의 하락 폭은 단순 변동이 아니라 지원자 풀 자체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는 의미다. 입시 업계에서는 이를 고교 내신으로 환산할 경우 3~4등급대, 중위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정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 같은 지원자 풀의 하향 평준화 원인으로는 사관학교 전형의 구조적 비효율성이 꼽힌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시간 대비 효율이 낮다고 판단해 사관학교 지원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관학교 입시는 1차 시험으로 끝나는 단기 전형이 아니다. 2차 시험(면접·체력검정·신체검사 등)을 거쳐 최종 합격까지 약 6개월이 걸리는 장기 레이스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일반 대학 수시 6곳 외에 ‘추가로 한 번 더 써볼 수 있는 카드’가 돼도 모자랄 판에, 최장·최다 단계의 전형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원 부담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관학교 경쟁률은 경험 삼아 응시하는 ‘허수 지원자’ 등으로 인해 부풀어 오른지 오래라는 게 입시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몇 점대도 붙는다더라’는 입소문을 타고 중하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확대되는 흐름과 맞물려 낮아진 합격선이 더 많은 지원을 자극하는 역설도 지적된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 사관학교의 지방 이전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군 당국은 각 사관학교를 통합해 1·2학년을 서울에 있는 기존 육사에서 통합 교육을 하고, 3·4학년은 각 군 캠퍼스로 분산해 전문 군사교육을 받게 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과감한 지방분권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은 경북 영천 등 지방으로 통합 사관학교 이전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입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우수 자원 유입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통합 사관학교를 영천 등 지방으로 옮기면 커트라인이 더 낮아질 수 있다”며 “교수진·민간 인력 유치도 어려워져 사관학교 경쟁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