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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성 입증 책임 사용자가…경제계 "퇴직금 요구시 날벼락 맞을 수도"

뉴스1 박종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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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성 입증 책임 사용자가…경제계 "퇴직금 요구시 날벼락 맞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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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으로 수익 극대화' 업계엔 마이너스

임금 인상·일자리 감소·법적 분쟁 증가 우려



폭염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한 배달라이더가 오타바이를 타고 지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폭염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한 배달라이더가 오타바이를 타고 지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정부가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노동자를 근로자로 보는 '노동자 추정제'를 도입하기로 한 데 대해 경제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임금 인상 및 일자리 감소뿐 아니라 법적 분쟁 증가, 유연한 계약 체계를 선호하는 종사자들의 선택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을 노동절인 오는 5월 1일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민사 분쟁에서 '노동자 추정제'를 도입하고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기본법)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노동자 추정제'는 다른 사람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한 경우 원칙적으로 노동자로 추정하고, 반증의 책임을 사용자가 지게 하는 제도다. 그간 프리랜서 등은 스스로 노동자성을 입증해야 했지만, 사용자가 '노동자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면 노동자로 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택배기사나 배달 라이더 같은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최저임금과 4대 보험, 퇴직금, 주휴수당 적용 가능성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터기본법은 노동자 추정제로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제도다. 기본 인권, 경제적 권리, 사회보장적 권리 등 3개 분야에서 총 8개 권리를 보장받는다. 사업자는 괴롭힘 예방 지침을 마련해야 할 책임 의무가 생긴다.

정부는 이를 통해 870만 명에 달하는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자는 노무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반면 사용자는 관련 정보를 갖고 있어 정보 비대칭이 크다"며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계에선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고용 위축, 영세 사용자에 대한 과도한 노무 부담 등의 우려를 지적한다. 배달기사 등 노무 제공자와 그 사용자를 연결하는 게 핵심인 플랫폼 업계의 경우 사업 모델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적 분쟁 급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호 합의 하에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다가 나중에 일을 그만둘 때 '나는 근로자라 생각한다'며 퇴직금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걱정되는 사례"라고 꼽았다. 법에 따라 퇴직연금을 미리 적립해 두지 않은 사용자 입장에선 '날벼락'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유사한 근무 환경에 놓인 다수 종사자가 승소 판례를 근거로 퇴직금 청구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저비용·고유연성에 기반한 산업의 경우 존립 자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다수 사용자와 계약을 맺고 수익을 극대화해 온 프리랜서의 경우에도 노동자성 인정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재계 관계자는 "노동자 추정제로 근로자로 인정받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업계의 이해관계에 완전히 반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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