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하청 교섭단위 세분화…창구 단일화는 유지

이데일리 조민정
원문보기

하청 교섭단위 세분화…창구 단일화는 유지

서울맑음 / -3.9 °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 재입법예고
교섭단위 '예외 규정' 마련…하청 우선 적용
"현장의 구체적 상황 맞게 분리하도록 명시"
창구 단일화에 "시행령 따라 하청 교섭권 보장"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고용노동부가 원·하청 교섭단위 분리 시 기준을 세분화해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하청노조가 교섭을 위해 원청노조와 분리하고 싶을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을 명시하며 문턱을 낮췄다. 그동안 노동계에서 반대해 온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하청 교섭단위 ‘우선 적용’ 규정…“현장 반영”

20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노동부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오는 21일부터 2월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입법예고 당시 하청노조의 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합리적 의견에 대해 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노동계, 경영계와 수차례 직접 만나 소통하며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면밀히 검토해 재입법예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하청노조가 원청노조와 교섭단위를 분리할 때 현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교섭단위 분리는 하나의 사업장에서 근로조건, 고용형태 등이 달라 이해관계가 다른 노조들이 각각 따로 교섭할 수 있도록 단위를 나누는 제도다. 원청노조와 하청노조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원청과 따로따로 교섭할 수 있는 것이다.

노동부는 재입법예고안에서 교섭단위 기준을 ‘원칙 규정’과 ‘예외 규정’으로 나눴다. 하청노동자가 교섭단위를 분리할 때는 예외 규정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원청노조와 이해관계 공통성, 이익대표 적절성, 갈등 가능성 등이 있을 경우 교섭단위 분리가 가능해진다. 가령 1차 하청노조가 원청노조와 함께 교섭을 진행해서 노조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으면 1차 하청노조는 원청노조와 별도로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원·하청 관계라고 해서 원칙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건 아니고, 예외 규정 사항을 먼저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기존 입법예고안에도 하청노동자가 현장 상황에 맞게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도록 내용을 담았지만 노사 의견에 따라 세분화했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기존 원청노동자 사이에서도 교섭단위 분리가 폭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고, 노동계는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하청노동자의 교섭단위 분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조법 따라 단일화 원칙 유지…“추가 의견 수렴”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있을 경우 교섭대표 노조 하나를 정해 교섭을 하도록 하는 노조법상 원칙이다. 노동계는 하청노조의 독자적인 교섭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에 대해 반발해왔다.


노동부는 재입법예고안에 하청노동자의 교섭단위 분리 기준을 세분화하면서 하청노조의 실질적 교섭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동위원회가 교섭 전 단계에서 사업주의 사용자성을 미리 판단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사법처리 절차도 진행할 수 있어 원·하청 교섭을 실질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

노동부는 재입법예고 기간 동안 노사 의견을 다시 수렴해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시행령의 경우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재가하면 시행령이 최종 확정된다. 이번 재입법예고안은 노동부 홈페이지 또는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동부는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할 예정”이라며 “우선 들어오는 의견을 바탕으로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