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에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100%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란드 병합은 “국가 및 세계 안보에 필수적”이라 “되돌릴 수 없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유럽 동맹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에 예고한 관세 부과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유럽은 그린란드가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그린란드에 파병했거나 파병을 추진하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내달 1일부터 10%, 6월1일부터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에도 “이 관세는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안을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과도 연결 지었다. 그는 전날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내가 8개 이상의 전쟁을 중단시켰는데도 귀국이 나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기로 했다는 점에서 나는 더 이상 순수하게 ‘평화’만 생각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자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불발됐으므로 미국이 그린란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은 정부가 아닌 독립적인 노벨위원회가 결정한다’는 노르웨이 총리실 설명에도 “그들은 자신들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덴마크 군인들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 공항에 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
덴마크 TV2 방송은 이날 국방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주둔하던 병력 200여명 외에 ‘상당한’ 규모의 전투 병력을 추가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추가로 파병된 병력은 이날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칸게를루수악에 도착했다. 페터 포이센 덴마크 육군 참모총장도 동행했다. 이번 추가 파병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이 그린란드 안보를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기존의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나토 본부를 방문한 프뢸스 룬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이런 차원에서 그린란드 영토·영공·영해에 대한 실시간 ‘감시 작전’을 시작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럽 정상들은 이날부터 닷새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그린란드 사안과 추가 관세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그린란드에 관해 매우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 다보스에서 당사자들이 모이는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린란드는 국가 및 세계 안보에 필수적이다. (병합 논의를) 되돌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미·유럽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럽 내에서도 대응 수위에 대해 이견이 있어 뾰족한 돌파구를 찾을지는 미지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유럽의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강경 대응은) 이해할 만한 본능이지만 효과적이지는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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