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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놓고 분열하는 NATO…"푸틴, 세상에서 가장 행복"

머니투데이 김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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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놓고 분열하는 NATO…"푸틴, 세상에서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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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포기 가능성 낮고 러-우크라이나 종전에 美 필요한 유럽은 딜레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알렉산드르 홀에서 열린 주러시아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알렉산드르 홀에서 열린 주러시아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실제 군사행동에 돌입한다면 러시아, 중국에게 어부지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동맹관계에서 협상보다 힘을 앞세울 경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분열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는 명분을 얻기 때문이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덴마크 미국 대사를 지낸 앨런 레벤탈 전 대사는 19일(현지시간) CNN에서 "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행동에 돌입한다면 미국과 유럽 간 무역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고 나토 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덴마크는 나토 창설국이자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공격 중인 러시아는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중국과 대만은 또 어떻게 되겠느냐"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러시아는 미국-유럽 갈등 국면에 '표정관리' 모드다. 공식적으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을 그린란드의 위협으로 지목한 것은 부당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별대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푸틴 대통령의 대외 스피커 역할을 하는 이들은 나토 분열을 반기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를 발표한 17일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엑스(X, 옛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대서양 연합의 붕괴"라며 "마침내 다보스 포럼에서 논의할 가치가 있는 주제가 생겼다"고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유럽 국가들이 나토 체제 아래서 자기방어를 하다 처벌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엑스에 적었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편입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 새 항로가 개척될 가능성이 큰 데다, 그린란드에 상당량의 희토류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유럽의 딜레마는 커진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달성하려면 미국의 안보 보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기 어렵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시도를 방관한다면 나토 체제가 깨질 위험이 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의 주권을 위협하고 덴마크를 지지하는 동맹들에게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지 않고 그를 '관리'하려 든다면 유럽은 (외교 무대에서) 영향력 약화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자치권을 인정하는 대신 경제·국방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한다는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은 태평양 섬나라 미크로네시아, 마셜 제도, 팔라우와 이 같은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BBC는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안을 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타협을 제안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다수와 군사 전문가들은 그린란드를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을 구축할 수 있다며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 의견을 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듣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CNN에 따르면 미국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설득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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