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발하는 유럽을 상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최악의 경우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를 촉발할 수 있는 카드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각국이 미국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2일 열 예정인 긴급 정상회의에서 고려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대응 조치를 전망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대미 보복 관세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에 대응해 총 930억 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목록을 마련했다. 그러나 양측이 무역 협상에 착수하면서 해당 조치는 다음 달 6일까지 유예된 상태다. 보복 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켄터키산 버번 위스키 등 대표적인 미국산 소비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여기에 더해 대두처럼 공화당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목들도 피해를 입는다.
유럽연합(EU) 깃발과 미국 국기 모습 / AFP=연합 |
19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각국이 미국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2일 열 예정인 긴급 정상회의에서 고려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대응 조치를 전망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대미 보복 관세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에 대응해 총 930억 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목록을 마련했다. 그러나 양측이 무역 협상에 착수하면서 해당 조치는 다음 달 6일까지 유예된 상태다. 보복 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켄터키산 버번 위스키 등 대표적인 미국산 소비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여기에 더해 대두처럼 공화당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목들도 피해를 입는다.
유럽은 이와 함께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 카드도 저울질하고 있다. 이는 대미 통상 대응 수단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조치로 꼽힌다. 앞서 영국 BBC 방송 등은 엘리제궁 소식통을 인용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접촉하며 ACI 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CI는 EU 또는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을 상대로 서비스와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역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조치가 발동되면 미국 기업의 유럽 시장 접근은 사실상 봉쇄된다. 다만 ACI를 발동하려면 회원국들의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하며, 2023년 도입 이후 아직 한 차례도 사용된 적이 없다.
금융 부문에서는 유럽이 보유한 미국 주식과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해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만약 유럽 각국 정부가 자국 은행과 연기금이 보유한 미국 자산을 헐값에 처분하도록 명령할 경우, 이는 거의 확실하게 금융 위기를 촉발해 미국의 차입 비용을 급등시킬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 국채 시장에서 투매가 이어지며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급락)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계기로 평가된다. 도이체방크 외환 리서치 총괄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유럽의 공공 및 민간 부문이 보유한 미국 주식과 부채의 총액이 8조 달러(약 1경 1821조 원)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미국과 유럽 모두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안긴다. 폴리티코는 “미국의 막대한 부채는 주요한 아킬레스건 중 하나”라면서도 “유럽이 보유한 미국 금융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경우 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그 여파로 유럽 금융기관들 역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금융판의 핵 상호확증파괴(선제 공격과 보복 공격으로 모두가 파멸에 이르는 상황)와 같다”고 평가했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 역시 유럽이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다.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캐나다는 지난주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자유화하는 대신 자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내용의 예비 무역 협정을 중국과 체결하며, 미국을 의식한 듯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유럽연합(EU) 역시 아시아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유럽 자동차 시장이 이미 중국산 전기차 공세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캐나다만큼 적극적으로 중국과 밀착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마지막으로는 시간을 벌며 미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는 전략이다. 이는 현재 EU가 실제로 취하고 있는 대응 기조이기도 하다. 올라프 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대변인은 이날 “우선순위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관세 부과를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어떤 대미 카드를 선택하든, 관건은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서 공통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등에는 관세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이탈리아와 같은 일부 국가들과는 친분을 과시하며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유럽 국가들 간 결속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EU의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반강압수단을 동원하는 등 본격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려면 매우 폭넓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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