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룡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현대화대상 준공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장 준공식 현장에서 경제 관료들의 무능과 보신주의를 공개 질타하며 기계공업을 담당하던 양승호 내각 부총리를 전격 해임했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노동당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각을 상대로 한 강도 높은 ‘기강 잡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김 위원장이 전날 함경남도 함흥시에 위치한 룡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현대화) 대상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룡성기계연합기업소는 북한에서 산업 설비를 생산하는 핵심 공장으로 ‘어머니 공장’으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해당 현대화 사업이 “첫 공정부터 어그러졌다”며 “순수 무책임하고 거칠고 무능한 지도 일군들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인위적 혼란과 적지 않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술 과제서가 당 결정의 취지에 맞지 않게 작성됐고, 국가적 검토와 심의도 없이 전반적인 생산공정 현대화 방안이 ‘황당하게’ 마련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군수공업 부문 전문가들이 사업 전반을 재검토한 결과 바로잡아야 할 문제가 60여 건이나 제기됐다며, 이는 “내각 사업의 고질적 버릇이 집약적으로 드러난 명백한 실례”라고 규정했다. 이어 “당시 내각총리와 현재 기계공업 담당 부총리는 일을 되는대로 해먹었다”고 직격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양승호 부총리를 겨냥해 “지금의 위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부총리 동무는 제 발로 나갈 수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제 발로 나가라.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부총리 동무를 해임시킨다”고 선언했다. 그는 양 부총리가 반당 행위를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바르지 못한 언동으로 당중앙을 우롱하려 들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 “염소에게 달구지를 메워 놓았던 것과 같은 격”이라며 “황소가 끌어야 할 달구지를 염소가 끄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간부 등용 과정 자체의 ‘우발적 실수’였다는 설명이지만, 책임을 묻는 인사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정책 지도 부문의 책임 간부들에 대해서도 “구경군 노릇만 했다”며 가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내각의 무책임성도 함께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패배주의와 무책임성, 비적극성에 오래 습관된 관행과 결별해야 한다”며 “일군들 속에 뿌리 깊은 극심한 무책임성과 보신주의, 건달풍을 결정적으로 적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상적 개변을 선행하지 않으면 경제 현대화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승호는 대형 기계공장 지배인과 기계공업상을 거쳐 내각 부총리에 오른 인물로, 당 정치국 후보위원까지 지낸 고위 관료다. 이런 인사가 현지 시찰 현장에서 공개 질책과 함께 즉각 해임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노동당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성과를 선전하는 동시에 사업 지연과 실패에 대해서는 고강도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내부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