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글로벌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
중국 관영언론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심화하는 데도 유럽이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20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유럽의 가장 큰 문제는 친구와 적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드러낸 그린란드 야욕과 이에 따른 조처가 점차 실질적인 압박으로 전환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이 적극적으로 맞설 것처럼 보이지만 강력한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논평은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미국에 제대로 맞서지 않고 “쉽게 휘둘리는 처지”가 됐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확보에 맞서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에 다음달 1일부터 10% 관세를, 6월1일부터는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시행 여부를 두고 의구심이 나오는 가운데 그는 19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매입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관세 부과 계획을 “100% 실행할 것이라고 엔비시(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유럽은 군사적, 경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덴마크 군사당국은 19일 그린란드에 군 병력을 증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그린란드 합동 감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경제적 압박으로 유럽연합(EU)은 930억유로 규모의 보복 관세와 미국 기업의 유럽연합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유럽 매체들은 전했다.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유럽의 대응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논평은 미국이 그린란드 병력 파견을 명분 삼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독일은 연합 훈련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는 점을 짚었다. 유럽연합이 맞대응으로 검토하는 관세 부과도 미국이 관세 위협을 실행하는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점도 꼬집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확보에 진지하게 나서게 된 것은 유럽이 강력한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논평은 주장했다. 유럽은 중국과 러시아 등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했고, 그 결과 미국에 강경책을 휘두를 수 있는 길을 내줬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유럽은 오랫동안 미국을 친구라고 믿어 왔지만, 미국 역시 유럽을 같은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느냐”며 미국-유럽 관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논평은 미국이 바라는 것은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이라며 “국제 관계에서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만큼 현재 상황을 냉철한 현실주의 관점으로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