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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브이는 체포 살짝 걱정” 김성훈 “경호처가 막을 수 있어”

조선일보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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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브이는 체포 살짝 걱정” 김성훈 “경호처가 막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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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심 판결문에 드러난 그날 텔레그램 대화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문에는 작년 12월 말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김성훈 당시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김건희 여사가 텔레그램으로 나눈 구체적 대화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전 김 전 차장에게 “브이(윤 전 대통령)는 살짝 걱정을 하십니다”라고 말했고, 김 전 차장은 “현행 경호법상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 선고 때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대통령경호처를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김 여사와 김 전 차장의 대화 등도 판단에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백대현 부장판사 등 재판부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백대현 부장판사 등 재판부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제공


본지가 20일 입수한 213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판결문을 보면,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되기 전인 2024년 12월 말 김건희 여사에게 “영부인님 아무 걱정 하지 마시고 편하게 계십시오”라며 “현행 경호법상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이니 체포영장이니 신경쓰지 마십시오”라며 “저희가 끝까지 지켜내고 막아내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관저를 압수 수색할 수 있는 특검법을 민주당서 발의한다는데 그게 통과되면 경호처에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냐”고 물어보며 “브이는 살짝 걱정을 하십니다”라고 했다. 이에 김 전 차장은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내란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분분하다”며 “특검 아니라 더한 게 온다 그래도 현행 경호법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법조인들과 상의해 법률적 대응도 준비 부탁드립니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경호처가 지난해 1월 3일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법하게 저지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호란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는 활동”이라며 “영장 집행이 경호 대상자인 윤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라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 당일 영장 집행 담당 공무원 등이 관저 1정문을 통과하자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 ‘빨리 현장에서 조치하고 문을 닫도록 노력해 봐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 “尹 내란·직권남용 한 몸... 공수처 수사 적법"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헌법상 ‘불소추 특권’에 따라 현직이던 대통령을 수사한 건 위법하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소추 특권에 대해 “재직 중 기소(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일 뿐, 수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봤다. 공수처 수사권에 대해서는 ‘관련 범죄’로 수사가 가능하다고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해 발부받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에 담긴 피의 사실을 근거로 직권남용 혐의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같은 내란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으므로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적법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영장 관할’ 문제에 대해서도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는 사건의 재판을 서울중앙지법이 맡는다는 규정은 있지만, 영장 청구 단계에서는 범죄지(서울 용산구 관저) 관할인 서울서부지법이 영장을 발부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025년 1월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차벽이 세워져 있다. /뉴스1

2025년 1월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차벽이 세워져 있다. /뉴스1


◇관저 진입 위법? “물건 압수 아닌 ‘체포’ 목적엔 승낙 불필요”

재판부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치열하게 다뤄졌던 ‘군사상 비밀 장소’에 대한 수색에 대해서도 적법하다는 판단을 판결문에 담았다.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를 근거로 “경호처장의 승낙 없이 영장 집행 담당 공무원들이 관저에 진입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강제 처분의 대상이 되는 ‘물건’과 ‘사람’을 구분해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비밀이라는 ‘물건’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소재를 수색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기밀 서류를 찾으러 들어간 것이 아니라 사람(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러 들어간 것이므로 책임자 승낙이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설령 승낙이 필요하다 해도 중대 범죄 혐의자인 피고인을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경호처장은 승낙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2024년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의결돼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몰래 찍은 영상은 불법? “증거 보전 위한 적법 채증”

재판부는 법정에서 재생된 체포영장 집행 방해 당시 영상 등 증거도 적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과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범행 직후 증거 보전의 필요성이 있고 긴급한 경우 영상 녹화가 허용된다”고 했다. 당시 경호처 직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하며 집행을 방해하고 있었으므로, 이를 채증하기 위한 촬영은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는 취지다. 또 당시 관저 주둔지부대장(55경비단장)이 수사기관의 출입을 허가한 상태였으므로 군사기지법 위반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체포 방해 1심 ‘징역 5년’은 어떻게 나왔나

재판부는 법률상 선고 가능한 형량 범위를 ‘징역 1년~11년 3개월’로 정한 뒤, 유죄로 인정된 범죄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태도, 전과, 대법원 양형 기준 등을 종합해 최종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최대 형량이 11년 3개월까지 늘어난 이유는 가장 무거운 죄인 ‘특수공무집행방해’ 때문이다.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5년이지만, 단체·다중의 위력이나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 범죄의 경우 형량의 2분의 1이 가중돼 최대 7년 6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다. 여기에 허위 공문서 작성 등 여러 죄를 저지른 경우(경합범)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다시 2분의 1을 가중할 수 있어, 이론상 최대 형량은 11년 3개월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무거운 죄인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양형 기준상 가중 시 상한 형량(징역 6년)을 고려해 이에 가까운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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