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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으면 벼락거지” 패닉… '코스피 5000' 앞두고 은행서 하루에 2조씩 증시로 이탈

디지털데일리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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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으면 벼락거지” 패닉… '코스피 5000' 앞두고 은행서 하루에 2조씩 증시로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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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꿈의 지수 ‘오천피(코스피 5000)’ 돌파가 임박하자 은행권의 대기 자금이 무서운 속도로 증시로 이탈하고 있다.

‘나만 기회를 놓쳐 벼락거지가 될 수 없다’는 포모(FOMO·소외공포감) 심리가 극에 달하며 일평균 2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은행 문턱을 넘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641조88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74조84억원) 대비 32조 1268억원(4.8%)이 감소한 것으로, 불과 16일(영업일 기준)만에 매일 2조79억원이 빠졌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해 수익처를 찾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자가 적기 때문에 은행으로썬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러한 요구불예금의 이탈은 이례적인 규모와 속도다. 통상 요구불예금은 성과급 지급이나 기업 회계 처리 요인으로 연말에 늘었다가 연초에 감소하는 계절적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현재 유출 폭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지난해 10월에도 감소 폭은 21조8674억원(일평균 1조2148억 원) 수준에 그쳤다. 요구불예금 감소폭이 가장 컸던 2024년 4월에도 하루 평균 1조5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1월 요구불예금 감소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을 이탈한 자금은 증시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가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91조21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87조8291억원) 대비 3조3891억원 늘어났다.

이른바 ‘증시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지난해 말 사상 처음 100조를 돌파한 뒤 이달 들어서도 100조원대를 유지중이다. 지난 15일 기준 102조1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대기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피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인 2일부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에 장을 마감했다. 사상 처음으로 4900포인트를 넘으며, 5000p 등극에 단 96p만을 남겨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천피 돌파 가시화 하는 분위기로 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상단 목표치를 5650, 키움증권은 5200, NH투자증권은 5500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코스피 목표치: 상향 조정' 보고서에서 지수 전망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이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비용 부담이 낮은 저원가성 자금이 빠져나간 자리를 은행채 발행이나 고금리 수신 상품으로 채워야 하는 탓에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달 비용이 뛰면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대출 금리를 밀어 올려 차주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다만 은행 정기예금 이자는 낮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2.85~3%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은 우대금리 포함 최고 2.70~2.80%으로 집계됐다.

은행 관계자는 “연초 계절 요인을 무색케 할 정도로 자금 유출 속도가 가파르지만, 증시 기대감이 워낙 높아 소폭의 금리 우대나 특판 상품만으로는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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