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업계의 관행이었던 '숨은 마진' 구조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하며 받는 일종의 유통 마진이다. 어떤 품목에 얼마만큼이 마진으로 포함됐는지 알 수 없어 그간 '불투명한 수익 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먼저 커피 프랜차이즈 중 매장 수 기준 1위인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에 나섰다. 명륜진사갈비, 프랭크버거 가맹점주들도 본부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 돌입했다.
이미 집단소송이 진행 중인 곳들도 여럿이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YK는 배스킨라빈스,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BBQ 등을 대상으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울산지방법원에서 치킨 브랜드 지코바치킨을 운영하는 지코바를 상대로 가맹점주 72명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 변론 기일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를 '수익 모델 전환'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프랜차이즈 선진국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정보공개서(FDD) 제도나 유럽 프랜차이즈 연맹(EFF)의 윤리 강령을 통해 수익 구조를 투명하게 관리한다. 본사가 물류 마진에 의존하기보다 브랜드 가치에 기반한 로열티 모델을 주력 수익원으로 삼아 가맹점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미국 도미노피자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규정에 따라 작성한 정보공개서(FDD)에 따르면 회사는 가맹점주의 물품 구매 의무와 본사의 수익 구조를 상세히 공시하고 있다. 도미노 본사는 2024 회계연도 기준 전체 매출의 55.7%(26억달러)를 가맹점 대상 물류 판매로 거뒀으며 가맹점주 운영 비용의 약 25~40%가 본사 물품 구매에 쓰이는 구조임을 명확히 했다.
주목할 점은 본사가 물류 수익을 독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미노는 물류 운영으로 발생한 세전 이익의 50%를 참여 점주들에게 돌려주는 '이익 공유 약정'을 명문화 하고 있다. 2024년에만 총 1억6400만달러를 환급했다. 마진을 남기되 그 이익을 점주와 나누는 방식으로 갈등을 사전 차단한 셈이다.
다만 수익 모델을 단번에 전환하기에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과 관련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영세 가맹본부가 많아 상표권 사용 대가인 로열티 계약이 어려워 매출 누락 등 로열티 회피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대법원 선고는) 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을 뿌리째 뒤흔드는 결정"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차액가맹금에 대해 "한국피자헛 판결은 이미 하급심에서 정해져 있던 판결이었고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며 "정해진 룰을 따른다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차액가맹금은 해묵은 논쟁"이라며 "본사가 대규모 구매력을 갖췄음에도 점주가 직접 구매할 때보다 공급가가 비싼 점도 문제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어 "섣불리 로열티 구조로 전환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지만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점진적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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