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무리하고 스트레스를 더 받기에 훨씬 더 힘들다. 마음이 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만 스트레스를 받는다." (본문 중)
신간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아라의정원)는 학창 시절 우울증을 앓았던 저자 정은혜가 내면의 고립에서 나와 문을 열고 자연 밖으로 나가며 넘었던 삶의 문턱과 깨달음의 여정을 담았다.
"인생의 길을 걸을 때 어떤 사람은 길 위에 세워진 푯말과 같고, 어떤 사람은 길과 같으며, 그리고 매우 드물긴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길을 같이 걸어준다고 했다. 우리는 주로 길이 같거나 같이 걸어주는 사람만 귀하게 여기는데, 푯말이 되어주는 사람 또한 중요하다. 이들은 어쩌면 원수일 수도 있고, 자신을 버린 애인일 수 도 있고, 하고자 하는 것을 막아서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들 덕에 가던 길을 멈추고 방향을 바꾸게도 되고 용기를 내어 새로운 길을 찾기도 한다." (41-42쪽)
"기쁨과 고통은 시소처럼 연결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중간중간에 경험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는 행복, 즐거움, 기쁨과 같은 자극에 익숙해져 둔감해지는 쾌락 적응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85쪽)
"행복은 '추구'와 '다가감'에 있지 도착하거나 얻는 것에 있지 않다." (106쪽)
사람들은 힘든 일을 겪지않고 항상 기쁘고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이 꿈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힘듦의 정도와 파장이 다를 뿐 살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힘든 일이 있고, 이 힘듦을 통해 강해질 수도 약해질 수도 있다.
인류학 용어 중에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 문턱 공간)'란 말이 있다. 부족 사회에서 아이가 성인이 되기 위해 들어가는 야생의 공간을 뜻한다. 아이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불안을 느낌과 동시에 무엇이라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난다. 저자는 여러 차례 겪어 온 문턱 공간에 다시 서 있음을 직감하며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제주에 정착한 캐나다 교포 출신의 미술치료사이자 생태예술가다. 곶자왈 숲이 있는 제주 중산간 마을에 뿌리내린 2010년부터 사람들을 숲과 바다로 초대해 창조성을 펼치는 수업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기에 캐나다로 이민 가서 퀸스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한국의 미술관 큐레이터를 거쳐 시카고 예술대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공인 미술치료사가 됐다. 낯선 땅에서 만난 대자연에서 근원과 깊이, 경외심에 눈떴고, 정신병동과 청소년 쉼터에서 일하면서 사람을 살리는 예술의 놀라운 힘을 봤다.
"나는 세상의 모든 꼬불꼬불한 것들이 황홀하다고 생각한다. 꼬불꼬불한 해안선도, 휘어지며 뻗어가는 호박 줄기도, 부분인지 전체인지를 말할 수 없는 산호도, 바닷속에서 펄렁거리는 갯민숭달팽이도. 그리고 길을 찾으며, 헤매며, 이리저리 다닌 나의 꼬불꼬불한 날들이 내게 가장 좋은 날이었다."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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