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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중의원 해산에 제1야당 혼란…‘집단 자위권·원전 제로’ 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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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중의원 해산에 제1야당 혼란…‘집단 자위권·원전 제로’ 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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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왼쪽)와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가 신당 ‘중도개혁연합’ 당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6일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왼쪽)와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가 신당 ‘중도개혁연합’ 당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본 제 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집권 여당의 중의원 해산 전략에 맞서는 신당 과정에 ‘집단적 자위권의 법적 지위 인정'나 ‘원전 허용’ 정책을 용인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다. 강경 보수 세력을 견제하겠다며 유지해온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입헌민주당은 공명당과 함께 창당하는 신당 ‘중도개혁연합’의 강령에서 “최근 분열을 부추기는 극단적 정치가 대두하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며 다카이치 정부와 여권에 맞선 중도 개혁 노선을 강조했다. 특히 다카이치 정부의 강경 노선을 대표하는 군사력 강화 정책을 겨냥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각각 비핵 3원칙(핵을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과 전수방위(먼저 공격 받았을 때만 군사력을 동원해 방어) 등을 신당 기본 정책에 포함시켰다.



반면 신당의 5가지 강령과 세부 정책을 보면, ‘존립위기 사태에서 자국 방위를 위한 자위권의 합헌’과 ‘재생 가능 에너지 최대 활용’이란 문구가 담겼다. 일본에서 말하는 ‘존립 위기 사태’는 동맹국 등이 군사적 공격을 당해 일본에도 위협이 된다고 정부가 판단하면 자위대 군사력을 동원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일본에선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정부 당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안보 관련 법제를 제·개정했는데, 입헌민주당은 이 부분이 현행 일본 평화헌법과 배지돼 위헌 요소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게다가 지난 2017년 전신 민진당이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으로 갈라지는 과정에 핵심 원인이 안보 법제의 수용 여부였다. 현재 입헌민주당은 안보 법제를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이들이 모였는데, 이번 신당 강령은 입헌민주당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혼조 사토시 입헌민주당 정무조사회장도 이런 부분을 의식한 듯 강령 발표 당시 관련 질문에 “국가 방위를 위해서라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위헌이 아니며,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원전과 관련해서도 ‘조건부 재가동’으로 사실상 기존 입장을 바꿨다. 입헌민주당은 민진당 이전 전신이던 민주당이 집권할 때,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등을 겪으며 ‘원전 제로(0)’ 정책을 펴왔다. 이후 정권을 탈환한 자민당이 원자력에너지를 ‘재생 에너지’로 분류하면서 원전 최대 활용으로 정책을 바꿨지만, 입헌민주당은 기존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번 신당 창당 과정에 공명당 쪽 원전 재가동 정책을 받아들인 것이다.



입헌민주당 내부에서도 신당 결성을 위해 당내 논의 절차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신당 정책을 검토할 시간 조차 없었다”며 당혹감과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입헌민주당이 중도 결집을 서두르다가 안보 법제와 원전 정책이라는 핵심 쟁점에 대해 신중한 논의없이 입장을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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