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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별 규제로 GDP 111조 손실…"성장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뉴스1 박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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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별 규제로 GDP 111조 손실…"성장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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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SGI 분석…'소기업 안주' 비율 60%, 퇴출률도 '하락'

성장·탈락형 지원 체계 구축 및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필요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7/뉴스1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7/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내 기업들이 규모별 규제 장벽 앞에서 인위적으로 성장을 멈추는 등의 안주 전략(Bunching)을 택하면서 발생한 국내총생산(GDP) 손실 규모가 111조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성장 지원 체계로의 시급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20일 발표한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 진단과 기업생태계 혁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적 모형(Structural Model)을 활용해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업 생태계 왜곡으로 발생하는 GDP 손실은 약 4.8%로 집계됐다.

최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한 신년대담에서 "한국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 포인트씩 하락해왔고,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1.9%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언급했는데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만 개선하면 최근 3년 치 경제성장분(2022~2025년 GDP 누적 증가액 약 103조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적 규제가 기업의 손발을 묶는 족쇄라면, 경직된 노동시장은 그 충격을 완충하지 못하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증폭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GI는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우리 경제의 신진대사인 '진입-성장-퇴출'의 선순환을 막고 기업생태계를 영세 소기업 중심으로 굳어지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소기업이 5년 뒤에도 여전히 영세한 규모(10~49인)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했다. 1990년대(40%대) 대비 급격히 상승한 수치다.

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성장 사다리도 끊어졌다. SGI는 "소기업이 중규모 기업으로 도약할 확률은 과거 3~4%에서 최근 2%대로 반토막 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0.05% 미만으로 떨어져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과거 60%에 달했던 좀비 기업의 퇴출률도 최근 40% 이하로 떨어지면서 병목 현상도 심각했다.


SGI는 이 같은 규제 역설이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위주로 고용을 창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영세 소기업에 인력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국가 경제 전체를 저생산성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0.4% 수준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격차가 가장 컸다. 한국 제조업 내 소기업의 고용 비중도 42.2%에 달해 OECD 평균(22.7%)의 두 배에 육박했다. 반면,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대기업(250인 이상)의 고용 비중은 28.1%에 그쳐 OECD 평균(47.6%)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SGI는 기업 생태계 역동성을 회복하고 저생산성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성장 아니면 탈락(Up-or-Out) 지원 체계 구축,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육성, 성장유인형 지원 제도 도입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SGI는 "성과가 있는 기업에는 지원 한도를 과감히 늘려 스케일업(Scale-up)을 돕고, 혁신 의지가 없는 기업은 지원을 즉시 중단하는 성과 연동형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 및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를 통해 민간의 모험자본이 유망 기업에 직접 수혈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성장 유인형 조세·지원 체계 재설계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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