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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ELS 제재심…금융노조, 정치권에 긴급 ‘SOS’

쿠키뉴스 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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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ELS 제재심…금융노조, 정치권에 긴급 ‘SOS’

속보
EU 집행위원장, 그린란드 위협 관련 트럼프 신뢰성에 의문 제기
2조 과징금 예고에 은행권 긴장
금융노조, 청와대·민주당 전방위 접촉해 “원점 재검토” 호소
금융당국 “일정 순연, 통상 추가 검토사항 때문” 일축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에 대한 2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이 오는 29일 열릴 것으로 유력시된다. 최대 2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예고된 가운데,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까지 정치권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제재 수위 완화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홍콩 ELS 불완전판매 혐의에 대한 2차 제재심이 오는 29일 개최될 전망이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제재심을 열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순연됐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2021년 초 이후 판매 물량을 중심으로 지수 하락과 3년 만기 도래에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맞았다.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 ELS 규모는 총 16조 300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8조1972억원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우리은행 413억원이다.

이에 금감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대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보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회사가 위법 행위로 얻은 ‘수입’ 또는 그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됐던 ‘수입’의 정의를 두고 금감원은 최종적으로 판매금액 기준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소비자 피해 규모와 제재 실효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노조, 청와대·민주당 전방위 접촉해 “원점 재검토” 호소

2차 제재심 일정 순연 배경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금융노조의 정치권 호소 등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은행권 노동조합의 상위단체인 금융노조는 최근 청와대·민주당 등 정관계 인사들과 접촉해 과징금 산정의 불합리성을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당국 제재에 대한 대응은 사측이 주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불완전판매 책임론과 악화된 여론, 재개되는 제재심을 앞두고 사측이 부담을 느끼자 노조가 대신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노조는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정책 협약을 맺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등 긴밀한 연대 관계를 이어온 바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금감원 감독 규정 개정 이후 최초 적용 사례인 만큼, 판매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금융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큰 사안이기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치권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면담 결과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잘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들은 단계”라면서도 “전달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당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재심 일정은 추가 검토사항이 있거나 행정적인 절차상 보완이 필요할 때 조정되기도 한다”라며 “특별한 이유 때문에 연기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 관계자도 “외부 요인으로 일정이 바뀐 것은 아니며, 내부적으로 종합 검토가 있었다”고 말했다.

RWA 부담에 ‘감경’ 사활…최종 제재까진 ‘산 넘어 산’

은행권은 불완전판매 이후 자율배상과 판매 프로세스 개선, 성과지표(KPI) 조정 등 사후조치 실적을 전면에 내세워 감경에 사활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과징금이 확정되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커지게 된다. 현행 자본 규제상 과징금을 부과받은 은행은 그 금액의 600%를 리스크로 인식해 10년간 RWA에 반영해야 한다. RWA가 증가하면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해 대출 여력 축소 등으로 이어진다.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 짓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인 제재 절차는 ‘사전 통보→제재심의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순으로 진행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허가나 제재, 인사 문제는 변수가 많아 물리적인 데드라인을 정해두고 진행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제재심에서 결론이 나더라도 이후 증선위나 금융위 정례회의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생기면 시일이 더 소요될 수 있어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관련 금액이 큰 사안인 데다 향후 불복 소송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ELS 판매 재개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홍콩 ELS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은행권은 감독당국의 최종 가이드라인과 제재심의위 결정을 주시하며 ELS 판매 재개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재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돼야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리스크가 적은 ELD(주가연계예금) 등 안전자산 위주로 영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